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과 함께 주요 선진국 경기지표가 상승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경제 여건이 올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1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75%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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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201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팽창으로 원화 절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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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201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팽창으로 원화 절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작년 11, 12월에 이어 3개월째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금리동결은 금통위가 현재 상황에서도 완만하나마 국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바닥을 다져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할 만큼 경기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다는 뜻이다.
수출은 근로일 수 감소로 5.5% 줄었지만 일평균 20억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3.9% 늘었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생산도 2.9%, 2%로 미약하나마 증가를 유지했다.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4%로 11월(1.6%)보다 떨어졌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2%의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수요압력 완화 등으로 당분간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타결과 시장전망을 웃돈 성장률(3.1%) 발표, 중국의 내수지표 개선, 원자재 가격 안정 등이 국내 경기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중수 총재는 회의 뒤 브리핑에서 “작년 4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미쳐 2012년 성장률이 2%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올해도 당초보다 0.4%포인트 낮은 2.8%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 추세가 오래가면 4.0%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그러나 “성장의 ‘세(勢)’는 유지되고 있어 동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또 “금리동결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라고 말해 ‘금리인하’ 주장도 상당했음을 암시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작년 말부터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이 높아 머잖아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