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中企 대출 첫 동반감소

대기업·中企 대출 첫 동반감소

입력 2012-11-05 00:00
수정 2012-11-0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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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에 눈 돌려” “은행들이 꺼려” 원인 제각각

지난달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동반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다음 달 중소기업 금융 실태 점검에도 착수한다. 기업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8조 9265억원으로 9월(209조 7083억원)보다 7818억원(0.37%) 줄었다. 대기업 대출 잔액도 73조 5942억원으로 한달 새 3384억원(0.46%) 감소했다. 이런 동반 하락은 올 들어 처음이다.

대출 감소 원인은 각기 다르다.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자 은행들이 돈을 떼일 위험(리스크)을 줄이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이 주된 요인이다. 반면 대기업은 기업들 스스로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회사채 발행에 눈을 돌린 요인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금융채 등을 제외한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 309억원이다. 8월 발행액 3조 8140억원보다 31.9%(1조 2169억원)나 늘어났다. 한국은행의 잇단(7월,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내려가자 신용등급이 좋은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싼 이자의 회사채 발행에 몰린 것이다.

중소기업의 자금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패스트트랙(신속지원)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의 중기 자금 공급도 늘릴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업종별, 기업 규모별, 내수·수출별 등으로 세분화해 중소기업의 금융 이용 실태도 심층 분석할 방침이다. 금융위가 가계에 이어 중소기업까지 미시 분석에 나선 것은 경기회복 지연으로 한계 기업이 속출할 경우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자금 신청 거부 사례와 자금 이용 경로 등 중소기업의 전반적인 자금사정을 들여다볼 계획”이라면서 “기업 재무상황과 대출 규모, 연체율 등도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2012-11-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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