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으로 다가온 설. 요즘 코끝을 시리게 만드는 겨울 한파보다 더 무서운 건 주머니 속의 찬바람이 아닐까. 민족 대명절을 앞두고 지갑도 마음도 좀 넉넉해지면 좋으련만 연초마다 연례행사처럼 물가가 무섭게 올라 씀씀이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따르면 이번 설 선물세트 가운데 한우가 예년에 비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육 마릿수가 적정 규모를 넘어서 소값이 폭락해 콧대 높던 한우 선물세트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싸졌기 때문이다. 유통점들은 위축된 소비 심리를 끌어내기 위해 발 빠르게 10만원대 이하 저가 선물세트 물량을 대폭 늘렸고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이상기온 여파로 몸값이 높아진 과일 선물세트 대신 한우가 선물용으로 더 가치 있게 보이는 것도 판매가 늘어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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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할 것 없이 대다수 유통점에서 한우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한우가 만만해졌다 하더라도 지갑은 얇은데 감사를 전할 곳이 많다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한 온라인 사이트가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대부분 명절 선물로 2만~5만원 선의 가공식품류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치, 햄, 식용유 세트 등이 명절 때마다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까닭이다.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가공식품도 좋으나 선물을 고를 때마다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가격, 실속, 품격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가격에 더욱 예민해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업체들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선물세트를 앞다퉈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