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 규제 해제 영향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폭 푼 것은 규제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땅값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추후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되살아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5/25/SSI_2011052502103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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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허가구역 해제는 이명박 정부 들어 본격화했다. ‘규제 완화’가 강조되면서 2009년 이후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풀었다. 2년 4개월 만에 86.4%가 풀린 셈이다.
2009년 1월 말 땅값 안정과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전체의 59%가량인 1만 238㎢를 해제했고, 같은 해 5월 163㎢를 추가로 풀었다. 지난해 12월 토지시장 안정과 장기 지정에 따른 주민 불편을 이유로 2408㎢를 푼 데 이어 이번에 다시 2154㎢를 해제했다.
대다수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이달 중 허가지역 전면 해제나 추가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가 앞서 조치를 취한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 달래기용’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가 추가 해제를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는 2009년 4월 이후 지속된 땅값 안정세다. 2009년 땅값 상승률은 전년 대비 0.96%, 지난해에는 1.05%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쳤다. 올 들어서는 월평균 0.1% 안팎을 기록 중이다.
국토부 토지정책과 관계자는 “허가구역의 취지는 투기나 지가 급등의 우려가 있는 곳을 묶자는 것”이라며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계속 묶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국토부는 개발사업 지역과 주변지역, 개발예정·가능지역, 기타 지가상승 우려가 있는 곳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장지동, 종로구 구기동 등 알짜지역과 과천시 보금자리지구 주변, 과학벨트 지정지인 대전시 등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도 규제가 풀려 투기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실장은 “이번 해제는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05-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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