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선물 가격 모두 사상 최고치한은 금 보유액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
국제 금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29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런던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현물가격은 28일 온스당 1,536.25달러로 장을 마쳐 하루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 현물은 지난 20일 마감시각 기준 온스당 1,500달러선을 넘은 뒤 26일(1,506.3달러)까지 1,500달러 초반을 맴돌다 27일 1,527.35달러로 하루 만에 20달러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격도 비슷한 양상이다.
금 선물은 지난 21일 1,503.20달러로 1,500달러대에 진입한 뒤 26일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27일 전일보다 13.60달러 오른 1,516.60달러, 28일에는 1,530.8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최근 국제 금 가격 오름세는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달러 약세, 유럽재정위기, 중동·아프리카(MENA)지역 정정불안, 일본 대지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외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저금리 기조 발언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은 더욱 오름세를 보였다.
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달러와 금은 반대의 방향성을 보인다”면서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전망을 하향조정한 데 이어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겹쳐져 금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원자재여도 금은 석유나 곡물과는 다른 성격을 가졌다”면서 “투자수단으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수요가 떨어져도 당분간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금 가격 상승이 지속되자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금 가격이 오르는 데는 중국이 금 보유량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이유도 있다”면서 “한국도 이런 추세를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1위 국가인 중국은 미국 채권에 편중된 외환투자를 다변화하기 위해 금 매입을 늘리고 있다.
이 전문가는 “한은은 금이 무수익 자산이라는 점 때문에 보유량을 늘리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금은 20~30년 후를 내다보고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금 가격 상승세를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클 때 (금 투자에)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한은의 외환보유액은 2천986억2천만달러로 이중 금 보유액은 전체 보유액의 0.03%인 8천만달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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