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번 ‘스피드’-메시 ‘테크닉’ 정면충돌
속도광이 이끄는 ‘팀 네덜란드’와 화려한 발재간을 앞세운 ‘메시 팀’이 격돌한다.![10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을 벌이는 아르헨티나(왼쪽)와 네덜란드 응원단이 조별리그에서 8강전까지 각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자국 팀을 응원하면서 펼친 다채로운 모습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오렌지 색깔이 뚜렷이 대비된다. AFP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7/08/SSI_20140708184413_O2.jpg)
AFP 연합뉴스
![10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을 벌이는 아르헨티나(왼쪽)와 네덜란드 응원단이 조별리그에서 8강전까지 각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자국 팀을 응원하면서 펼친 다채로운 모습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오렌지 색깔이 뚜렷이 대비된다. AFP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7/08/SSI_20140708184413.jpg)
10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을 벌이는 아르헨티나(왼쪽)와 네덜란드 응원단이 조별리그에서 8강전까지 각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자국 팀을 응원하면서 펼친 다채로운 모습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오렌지 색깔이 뚜렷이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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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5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준결승은 대회 최고의 드리블러를 다투는 아리언 로번과 리오넬 메시의 매치업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세 번째 우승을 꿈꾸는 아르헨티나는 24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리고 네덜란드는 2대회 연속 결승행과 첫 우승을 겨냥한다.
승부는 나란히 왼발을 아름답게 쓸 줄 아는 둘의 속도 경쟁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네 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무력증’에서 벗어난 메시는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다시 진가를 드러냈다. 골은 못 넣었지만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내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의 결승골에 물꼬를 텄다.
16강전까지 4경기 연속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된 메시는 3골 1도움으로 팀 전체(8골)의 62.5%를 책임졌다. 알레한드로 사베야 아르헨티나 감독은 브라질 일간 폴라 지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메시 중심의 전술이란 비판이 많지만 그것은 우리가 메시를 잘 이용하고 있는 증거”라며 그의 비중을 줄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상대적으로 더 다채로운 공격 옵션을 가진 네덜란드 역시 로번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 연장에 들어가기 전 루이스 판할 감독이 멀뚱히 쳐다보는 가운데 로번이 30초 남짓 열정적으로 동료들을 독려한 장면이 단적인 증거. 한 방송 중계진은 로번을 ‘현장 감독’이라고 불렀다.
나란히 세 골을 기록 중인 로빈 판페르시가 중앙에서 골 냄새를 맡지만 로번이 측면에서 흔들어 상대 수비를 모아 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로번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 도중 순간 이동 속도가 시속 31.6㎞를 기록했고 120분 혈투를 치르며 12.688㎞를 뛰어다녔다. 그러면서도 슈팅을 5개나 날렸다.
판페르시는 “로번이 옆에서 열정적으로 뛰고 있으면 그냥 있을 수 없다. 로번은 네덜란드의 윤활유”라고 칭찬했다. 함께 경계해야 할 선수는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거리를 따지지 않는 슈팅으로 그물을 출렁일 수 있다.
네덜란드의 공격 옵션에는 또 하나가 있다. 판할 감독의 용병술이다. 토너먼트 승부차기를 7주 전부터 준비했으면서도 연장 종료 직전까지 꺼내지 않는 치밀함까지 갖췄다. 느긋이 경기를 지켜보다 늘 마지막 순간 꺼내는 그의 카드가 어떤 신통력을 발휘할지 기대된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2014-07-09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