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은폐→트레이드… NC의 비양심 ‘병살 플레이’

승부조작→은폐→트레이드… NC의 비양심 ‘병살 플레이’

심현희 기자
입력 2016-11-07 22:38
업데이트 2016-11-0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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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흔든 승부조작 스캔들

2014년 이성민 승부조작 알고도 신생구단 kt에 10억원 받고 넘겨
조직적 ‘쉬쉬’… 이태양 사건 낳아
유창식 등 검거… 이재학은 무혐의
NC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과

프로야구 NC가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범행을 은폐한 뒤 해당 선수를 트레이드해 10억원을 챙긴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스포츠 구단의 승부조작 은폐라는 사상 전례가 없는 스캔들이 터지면서 올해 관중 800만명을 돌파한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가 7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경찰은 소속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해 10억원을 챙긴 NC 구단 관계자 2명과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7명, 브로커 2명 등 21명을 각각 사기와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연합뉴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가 7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경찰은 소속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해 10억원을 챙긴 NC 구단 관계자 2명과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7명, 브로커 2명 등 21명을 각각 사기와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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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단 관계자들이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내용이다.
NC 구단 관계자들이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내용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NC 구단의 배모 단장(47)과 김모 운영본부장(45)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승부조작을 한 선수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은폐한 뒤 오히려 해당 선수를 신생구단에 돈을 받고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승부조작에 관여한 유창식(24)과 이성민(26) 등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브로커 2명 등 19명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함께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NC 구단은 2014년 당시 소속선수였던 이성민이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이 사실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성민은 그해 7월 4일 LG전에서 1회 초 볼넷을 주는 대가로 브로커에게서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NC는 내부회의를 통해 이성민을 일부러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성민은 2013년 계약금 3억원을 받고 NC에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촉망받는 유망투수였다. 그런 이성민을 NC가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하자 신생구단 kt는 자연스럽게 이성민을 택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NC는 kt로부터 10억원을 챙겼다. NC는 이성민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은 것에 대한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이성민에 대해 ‘자질은 우수하나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고 코치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짓 소문을 흘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NC는 이성민과 함께 승부조작 혐의로 검거된 당시 NC 소속 김모(은퇴)씨에 대해서도 승부조작이 아닌 다른 사유로 방출시킨 것처럼 꾸몄다. 경찰은 승부조작을 알고도 은폐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선수를 타 구단으로 이적시켜 금전적 이득까지 취한 NC구단의 행위에 ‘사기’ 혐의를 적용시켰다.

NC의 조직적 은폐는 또 다른 승부조작을 낳았다. 지난 7월 NC의 선발투수 이태양(26)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KBO리그를 뒤흔든 것이다.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참여한 시점은 이성민보다 1년 후인 것으로 조사됐다. 만일 NC가 이성민 사건 때 더욱 철저히 선수 관리에 나섰더라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한편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NC 선발투수 이재학(26)은 이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는 공소 시효가 지나 처벌을 면하게 됐다.

N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구단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면 처벌 수위를 논하겠다”며 “만약 (이성민의) 승부조작이 사실이라면 영구제명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6-11-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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