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승마협회 전직 임원 앞세워 ‘좌지우지’

최순실, 승마협회 전직 임원 앞세워 ‘좌지우지’

입력 2016-11-03 11:49
업데이트 2016-11-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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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임원, 삼성에 선수 육성 계획 건의…삼성은 최순실 회사에 35억원 송금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추천으로 독일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보내게 한 배후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는 박 모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앞세워 승마협회와 삼성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은 지난해 9, 10월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 씨와 함께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로 280만 유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정유라 씨의 말 구입과 전지훈련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이런 거액을 정체도 불분명한 독일 회사로 보내는 과정에 박 전 전무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삼성이 박 전 전무의 건의로 ‘선수 육성을 위한 전지훈련 계획’을 진행했고, 박 전 전무 추천으로 코레스포츠를 현지 컨설팅 회사로 선정해 관련 비용을 송금했다는 체육계 인사 증언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증언을 토대로 삼성의 구체적인 지원경위를 살펴보고 있지만, 박 전 전무가 최순실 씨의 지시를 받아 삼성과 승마협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흔적이 뚜렷하다.

2008년까지 승마협회 전무를 맡은 그는 현재 승마협회에 공식 직함이 없는데도 승마계 유력 인사로 행세하고 있다.

애초 그는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정윤회 씨의 측근으로도 알려졌다.

정유라 씨가 처음 말을 탄 곳이 뚝섬 승마장이었는데 당시 승마훈련장 원장이 박 전 전무였다.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에서 고교 2년생이던 정유라 씨가 준우승하자 상주경찰서가 심판 판정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청와대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승마협회 감사를 지시하는 과정에도 박 전 전무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승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청와대에서는 문체부에 ‘박 전 전무에게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지시했으나 당시 체육국장, 체육정책과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종합한 중립적인 감사 결과를 내놓는 바람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들’로 찍혀 결국 공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협회에서 물러난 지 8년이 더 되는 박 전 전무가 지금까지 승마협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최순실 씨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승마 관계자는 “2010년에 승마단을 해체한 삼성이 회장사가 된 것은 최순실 측에서 맡아달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박 전 전무가 이번에 독일에서 삼성이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 승마장 구입에 관여하는 등 약 3개월 전까지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코레스포츠’에 35억원을 보낸 이유 가운데 하나로 당시 승마훈련장이 있던 헤센주의 승마협회장이 코레스포츠 공동 대표로 있는 점을 고려해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해명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헤센주 승마협회장이 코레스포츠 공동 대표인지도 불분명하다.

서류상으로만 공동 대표로 올려 삼성 측에 알렸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삼성에 전지훈련 계획 등을 건의한 박 전 전무가 승마계에서 최순실 씨 지원을 위한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보고 곧 박 전 전무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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