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화, 류현진 미국 진출 전격 승낙한 이유는?

[프로야구]한화, 류현진 미국 진출 전격 승낙한 이유는?

입력 2012-10-29 00:00
업데이트 2012-10-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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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9일 에이스 류현진(25)의 해외 진출을 조건부로 전격 승낙한 까닭은 이 문제를 길게 끌어봤자 팀에 전혀 도움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대표 투수인 류현진이 정규리그 막판부터 해외 진출을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한화는 여론의 향배를 주시해왔다.

바닥에 처진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승 청부사’인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고 새 도약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기둥 투수를 쉽게 미국에 보낸다면 내년 이후로도 좋은 성적을 담보할 수 없다는 걱정이 앞섰다.

김 감독을 비롯해 이종범 코치 등 새로 팀에 가세한 코칭스태프가 앞다퉈 류현진에게 2년을 더 뛰어 완전 FA 자격을 얻은 뒤 해외로 자유롭게 이적하라고 조언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고 류현진의 요청을 무시하면 팬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모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게 자명하기에 한화는 전전긍긍했다.

더군다나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9)와 추신수(30·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한 해라도 젊을 때 가야한다”고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한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여러 각도로 해법을 찾던 한화는 결국 ‘합당한 몸값’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류현진의 포스팅시스템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류현진이 한국의 에이스인 만큼 그 위상에 걸맞은 응찰액이 나온다면 그를 미국에 보내겠지만, 메이저리그 구단 쪽에서 턱도 없는 금액을 적어낸다면 보내지 않겠다는 자세다.

류현진이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마음에 품은 건 지난해부터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하던 해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하고 국내를 평정한 류현진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에서 특급 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콧 보라스와 계약하고 메이저리그를 향한 행보에 들어갔다.

올해 풀타임 7년을 채운 그는 소속 구단인 한화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설 수 있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자마자 빅리그 무대로 가고 싶다는 뜻을 시간이 날 때마다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시즌 중에도 전국을 망라해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스피드 건으로 무장하고 구장에 진을 쳤다.

키 187㎝, 몸무게 98㎏으로 메이저리거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체격 조건을 갖춘 류현진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던지는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아 왔다.

전 세계적으로 투수 기근인 상황에서 류현진만큼 한 나라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는 좌완 투수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빅리그 스카우트들은 더욱 자세히 그를 관찰했다.

데뷔 후 올해까지 7년간 통산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올린 류현진은 한 시즌 200이닝 이상을 두 차례 기록하는 등 연평균 181이닝을 던진 강한 어깨를 지녔다.

어깨 통증과 담 증세로 고전한 지난해에만 126이닝에 그쳤을 뿐 꾸준히 ‘이닝이터’(inning eater)로 활약했다.

세 차례나 단일 시즌 15승 이상 올렸으나 더 강한 팀에 속했다면 승수도 훨씬 늘었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일관된 평가다.

’전가의 보도’인 체인지업은 물론 커브, 슬라이더 등 못 던지는 변화구가 없고, ‘팔색조’ 변화구를 앞세워 다섯 차례나 탈삼진왕에 올랐다.

남은 관심은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이 류현진에게 과연 얼마를 제시할지에 모아진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국내리그를 일본프로야구와 마이너리그 트리플A 중간 단계로 평가하고 있어 과연 류현진에게 거액을 베팅할지가 관건이다.

한화가 류현진을 미국에 보내면서 이적료로 최고 2천만 달러(약 219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있으나 구체적인 몸값은 가늠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두 번째는 한화 구단이 메이저리그 구단이 제시하는 액수에 만족하느냐도 중요하다.

한화는 이날 류현진의 조건부 해외 진출을 발표하면서 ‘합당한 몸값’에 대해서는 류현진과 합의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가 기대를 뛰어넘는 거액을 제시받는다면 류현진의 미국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지만 ‘헐값’ 논란에 휩싸인다면 한화나 류현진 모두 당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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