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세근아, 형 몸 만들고 있다”

[프로농구] “세근아, 형 몸 만들고 있다”

입력 2011-12-28 00:00
업데이트 201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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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눈앞 함지훈, 모비스 ‘최종병기’

‘함던컨’ 함지훈(27·상무)은 여전했다. 골밑에서의 유연한 몸놀림과 전매특허인 훅슛, 외곽 오픈찬스를 만드는 넓은 시야까지. 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2009~10시즌 모습 그대로였다. 바짝 깎은 머리와 “휴가받아야 하는데 (북한 문제 때문에) 잘리면 어떡하죠.”라고 울상을 짓는 모습이 생소했을 뿐이다. 함지훈이 이끄는 상무는 27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결승에서 명지대를 89-75로 꺾고 대회 4연패, 72연승을 달성했다. MVP는 함지훈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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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함지훈
상무 함지훈
●농구대잔치 명지대 격파 선봉…MVP

 말년 병장의 시계는 너무 빠르다. 함지훈은 “원래 제대할 때가 되면 날짜만 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정말 빨리 가서 초조해요.”란다. 디데이는 내년 2월 3일. 전역 후 바로 코트에 선다. 함께 사회인(?)이 되는 이광재(동부)·김영환(KT)·이현민(전자랜드) 등과 함께 후반기 리그 판도를 좌우할 핵심인물로 관심이 뜨겁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시즌 전부터 “6강 언저리에서 버티다가 지훈이가 합류할 때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함지훈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금메달을 딸 경우, 선수 등록정원과 샐러리캡에 예외를 둬 즉시 코트에 복귀시킬 수 있는 조항이었다. 중국에 막혀 꿈은 좌절됐지만 함지훈은 “상무에서 뭔가 배우고 나오라는 ‘하늘의 뜻’이 아니었나 싶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함지훈은 진화했다. 약점이었던 중거리슛을 보완했고, 강한 정신력도 갖췄다. “주장이고 또 분대장이거든요. 군대생활이 몸에 익어서 휴가 때 집에서도 각을 잡는다니까요.”라고 너스레도 떨었다. ‘곰탱이’ 같았던,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여유있었던 성격도 ‘빠릿빠릿’해졌단다.

● “승부욕 강한 레더와 잘 맞을 것 같아”

 40여일 뒤면 꿈에 그렸던 프로세계로 돌아간다. 양동근과 테렌스 레더가 이끄는 모비스는 지난 26일 현재 공동 6위(13승17패)다. 군인 신분인 함지훈도 ‘직장’ 얘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동근이형이야 워낙 많이 해봤고, 레더랑도 잘 맞을 것 같아요. 레더가 성질이 고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워낙 승부욕이 강해서 더티한 플레이를 하는 거래요.”라고 편들기에 나선다. 함지훈은 “2년 동안 프로경기를 안 해서 장담할 순 없지만 6강, 더 높이 올라가고 싶어요. 나가기 전까지 몸을 확실히 만들겠죠.”고 눈을 빛냈다. 사실 부담이 큰데 안 그런 척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관심은 역시 ‘슈퍼루키’ 오세근(KGC인삼공사)과의 대결. 함지훈은 “세근이가 잘할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하네요. 덩치나 힘이나 점프나 다 제가 밀리죠.”라고 약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재밌을 것 같아요.”라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수비는 나 혼자는 버거울 것 같으니 도움 수비로 막을 거고요. 공격 때는 음 제가 영리하게 해야죠.”라고 했다. 선전포고라도 해달라는 말에 “기다려라, 오세근! 뭐 이런 거요?”라며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안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1-12-2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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