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펌 더비行 노리는 기차

올드펌 더비行 노리는 기차

입력 2011-12-28 00:00
수정 201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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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셀틱·레인저스 격돌

지구상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또 가장 치열한 축구 더비는 뭘까. 바로 차두리와 기성용이 뛰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다. 무려 1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더비가 29일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다. 더비란 스포츠에서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전을 뜻한다. 그래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는 더비가 아니라 라이벌전이다.

 세계 3대 더비는 글래스고의 올드펌 더비, 이탈리아 밀라노의 AC밀란-인테르밀란의 ‘밀라노 더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주니어스-리버플레이트의 ‘수페르클라시코’다. 셋 다 전쟁과 다름없다.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대체로 계급적 동질성으로 똘똘 뭉친 각각의 팬들은 그라운드 밖에서 패싸움을 벌인다. 사망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다행으로 여길 정도다.

 이 3대 더비 가운데 올드펌 더비는 계급뿐만 아니라 민족, 종교 문제까지 얽혀 있어 그 치열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셀틱은 아일랜드 빈민층 이주민을 위해 가톨릭 수도승들이 창단한 클럽이다. 자연스레 아일랜드 팬들이 몰려들었고,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독립운동과도 연결됐다. 최근에도 셀틱 팬들이 IRA 찬가를 응원가로 불러, 경기장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금지한 유럽축구연맹(UEFA)이 셀틱 구단에 벌금을 물리는 일이 있었다. 반면 레인저스는 아일랜드 이민자에게 반감을 갖고 있으며, 북아일랜드의 영국 귀속을 지지하는 신교도들이 주요 팬층이다. 한때 두 팀은 자신들과 종교가 다른 선수는 아예 영입조차 하지 않았다.

 성적도 막상막하다. 레인저스는 리그 54회, FA컵 33회, 리그컵 27회 우승을 차지했고, 셀틱은 리그 42회, FA컵 35회, 리그컵 14회 우승했다.

 게다가 최근 8연승을 거두며 선두 레인저스(승점 48)를 승점 1점차로 추격한 셀틱엔 이번 올드펌 더비가 선두에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이런 최고의 더비에 ‘기-차 듀오’가 출격을 준비한다. 특히 올드펌 더비에서 뛰고 싶어 지난해 7월 셀틱에 입단했다던 차두리는 부상 등으로 7번의 출전 기회를 놓쳤다. 그가 생애 첫 올드펌 더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12-2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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