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사라진 동아국제마라톤…선수들 코스 이탈 ‘국제망신’

심판 사라진 동아국제마라톤…선수들 코스 이탈 ‘국제망신’

입력 2011-10-17 00:00
수정 2011-10-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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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마라톤 경기 대회 중 코스를 안내해야 할 심판이 사라지는 바람에 마라토너들이 집단으로 코스를 벗어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16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동아일보 2011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40㎞를 지난 삼거리 교차로 지점에 있어야 할 심판이 다른 지점에 있었고, 이로 인해 일부 선수들이 코스가 아닌 다른 길로 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국내 선수 가운데 1위를 달렸던 오서진(23·국민체육진흥공단), 2위 김지훈(23·고양시청) 등 4명이 피해를 봤다. 김지훈은 엉뚱한 길에서 뛰다가 팀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고 뒤늦게 원래 코스로 돌아왔지만 나머지 3명은 계속 다른 길에서 뛰다 실격처리됐다.

경기 현장에서 레이스를 지켜본 육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프리카 선수들이 대부분인 선두 그룹 10여명이 40㎞ 지점을 통과한 뒤 10여분이 지나 오서진과 김지훈 등 국내 수위권 선수들이 나타났지만, 이때는 심판뿐만 아니라 표지판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최 측은 “원래 이 지점부터 차량과 섞여서 뛰는 곳임을 미리 선수들에게 알렸다.”고 했지만 달리는 데만 집중했던 선수들은 심판도 표지판도 없는 지점에서 원래 코스를 따라 우회전하지 못하고 직진하다 결국 레이스를 망친 것. 심판은 당시 삼거리 교차점이 아닌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아야 보이는 지점에 있었고 선수들은 심판을 보지 못한 채 직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주최 측은 결승선에 골인한 순서를 바탕으로 순위를 발표했다. 하지만 육상 관계자들은 “레이스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에 발표된 순위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육상 관계자는 “국제대회 간판을 걸고 치른 경기에서 이렇게 허술한 대회 운영은 처음 봤다.”면서 “연맹과 주최 측이 코스를 새로 짜기만 하고 심판들은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해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10-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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