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연맹, 암벽여제 김자인과 정면 충돌

산악연맹, 암벽여제 김자인과 정면 충돌

입력 2011-10-02 00:00
업데이트 2011-10-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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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측 “월드컵 말고, 전국체전 나가라”김자인 “전국체전에도 안 나겠다” 맞대응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 스타인 김자인(23)과 대한산악연맹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대한산악연맹과 김자인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김자인은 이달 열리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과 국내 최대의 스포츠축제인 전국체전에 모두 출전하지 않는다.

산악연맹이 김자인에게 체전에 나오라며 월드컵 출전을 저지했고, 김자인은 이에 반발해 전국체전에 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볼더에서 열리는 월드컵과 전국체전은 오는 8∼9일로 일정이 겹친다.

ISFC 월드컵에 출전하려면 국가연맹의 추천서가 필요하지만 산악연맹은 출전신청 마감 시한인 전날까지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다.

김자인은 올 시즌 IFSC 랭킹 2위를 달리고 있어 선두로 치고 나가려면 대회마다 출전해 포인트를 쌓아야 하는 처지다.

연맹은 스포츠클라이밍의 국내 저변 확대를 위해 김자인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체전 출전이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국체전은 전국선수권대회, 회장배대회와 함께 국내 스포츠클라이밍의 3대 대회다.

특히 연맹은 스포츠클라이밍을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승격시키는 게 숙원사업이라서 주요 등록 선수들의 체전 출전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전국체전에서 남자 일반부 경기는 시범종목이고 여자 일반부 경기는 그보다 수준이 낮은 동호인 참가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산악연맹은 남자 일반부가 정식종목 편입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라서 국가대표 전원을 월드컵에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 김자인에게 예외를 인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자인은 연맹 결정에 분통을 터뜨리며 미국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지만, 전국체전에도 나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세계무대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 국위를 선양하는 게 국내 저변 확대를 위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했다.

김자인은 이날 벨기에 퓌르스 월드컵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우승한 뒤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대한산악연맹, 스포츠클라이밍위원회 여러분 제가 미국월드컵에 나갈 수 없게 돼 이제 행복하신가요? 마음만 먹으면 저희 같은 한낱 선수들은 얼마든지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시상식에서 울린 애국가와 (게양한) 태극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국위선양의 길은 윗분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전국체전 동호인 종목에 참가하는 게 아니라 이것이라는 걸 왜 아직도 모르시나요”라고 덧붙였다.

김자인과 산악연맹 간의 이런 갈등에 대해 일각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를 출전자 구성도 원만하지 않은 동호인참가대회에 출전하라고 강요하는 것 자체가 무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올 시즌 월드컵 대회가 모두 11차례나 열리는 상황에서 전국체전 흥행을 위해 한 차례 월드컵 대회를 거르는 것에 대해 해당 선수 측이 과민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특정 종목의 국내 저변 확대를 바라는 경기단체와 선수의 스타성을 극대화해 이익을 창출하는 게 목적인 매니지먼트사 간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불거진 갈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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