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부처’ 200S

[프로야구] ‘돌부처’ 200S

입력 2011-08-13 00:00
수정 2011-08-1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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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메이저리그·일본 최소경기 기록 경신… 국내통산 3번째

언제나처럼 표정은 덤덤했다. 다소 느린 듯한 걸음걸이도 여전했다. 6-3으로 삼성이 앞선 8회 초 2사 1루 상황. KIA 공격이었다. 세이브 요건은 충족됐고, 삼성 오승환이 천천히 마운드로 올라왔다.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 기록 달성이 걸린 등판이었다. 그런데도 평소와 똑같았다. 오승환의 얼굴에선 긴장도 흥분도 찾을 수 없었다. 그냥 할 일을 하러 왔다는 표정. 오승환은 그런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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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12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를 기록한 뒤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삼성 오승환이 12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를 기록한 뒤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안치홍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간단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에도 특유의 ‘돌직구’를 묵묵히 뿌려댔다. 김상훈을 삼진, 이종범을 3루 땅볼, 이현곤을 1루 직선타로 막아 냈다. 7-3으로 삼성이 승리했다. 순간 대구구장엔 폭죽이 터졌다. 시즌 35세이브째. 개인 통산 200세이브 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12일 대구 KIA-삼성 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최소 경기 20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1999년 김용수(전 LG), 2007년 구대성(전 한화)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200세이브를 기록했다. 만 29세 28일의 나이, 프로 334경기 만에 기록을 달성하면서 구대성이 갖고 있던 최연소(37세 11개월 12일) 최소 경기(432경기) 200세이브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최소 경기 200세이브 세계기록이기도 하다. 일본 프로야구(NPB) 최소 경기 기록은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가 가지고 있다. 370경기 만에 달성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조너선 파벨본(보스턴 레드삭스)이 359경기 만에 200세이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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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연소 200세이브는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2008년 9월 2일 세운 26세 7개월 26일에 못 미친다.

지난 2005년 데뷔한 오승환은 그해 10승 1패 16세이브 방어율 1.18로 신인왕이 됐다. 2006년엔 47세이브로 1994년 정명원(전 태평양)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0세이브)을 경신했다. 2005년엔 일본 주니치 이와세 히토키가 세웠던 NPB 한 시즌 최다인 46세이브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후 2007년엔 40세이브로 사상 첫 2년 연속 40세이브를 돌파했고 2008년에도 39세이브로 구원왕 3연패에 성공했다. 2009년과 지난 시즌엔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올 시즌 다시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사상 첫 시즌 50세이브도 꿈은 아니다.

이날 기록 달성 뒤엔 ‘돌부처’ 오승환도 잠깐 흔들렸다. 폭죽이 터지는 동안 살짝 눈시울이 불거졌다. 오승환은 “대기록을 세워 기분이 좋지만 나 때문에 안지만이 2타자만 잡는 등 동료의 희생이 있었다.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0세이브, 400세이브까지 가도록 열심히 하겠다. 마무리도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두산(대전), LG-롯데(잠실), SK-넥센(문학)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8-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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