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흙에도 질소고정 박테리아 주입하면 지구처럼 식물재배 가능
화성 인류 정착을 위한 테라포밍 위해서는 토양 미생물 활용해야
화성에서 감자 뿐만 아니라 식물 키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SF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 홀로 남은 주인공이 식물학자라는 전공을 살려 감자를 재배하는데 성공하는 모습이 나온다. 미국 과학자들이 화성에서 지구처럼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이것’이 있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IMdB 제공
IMdB 제공
그런데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화성의 흙과 똑같은 성분을 이용해 식물을 키우는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농업생물학과, 산림학과, 토양작물과학과 공동연구팀은 화성의 흙에서도 지구에서처럼 식물을 키울 수 있으며 질소고정 박테리아를 이용할 경우 훨씬 더 안정적으로 식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9월 30일자에 실렸다.
현재 많은 나라들과 민간우주기업들이 화성탐사에 도전하는 이유는 화성에 대한 과학적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화성에 인간을 정착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 지구의 흙 속에는 대기 중 질소를 고정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가 존재하지만 화성이나 달과 같은 천체의 토양 성분은 대부분 돌가루 모양의 흙인 ‘표토’(regolith)이기 때문에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존재하지 않아 식물 생장에 필요한 질소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앞서 많은 연구들에서는 표토에서도 식물이 자랄 수 있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 식물 생장에 필요한 질소가 화성 토양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질소만 있다면 화성에서도 식물이 ‘쑥’ 자란다
화성과 같은 표토에 질소고정 박테리아를 주입할 경우 지구에서처럼 잘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왼쪽). 오른쪽 클로버는 질소고정 박테리아나 질소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화성 흙과 같은 표토에서 키운 토끼풀의 모습.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제공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제공
관찰 결과 질소고정 박테리아를 주입한 쪽 토끼풀은 그렇지 않은 쪽에 비해 새싹이 돋는 정도와 뿌리 및 줄기 생장이 75%가량 더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성의 토양에서도 식물이 자라기는 하지만 지구에서와 같은 수준으로 재배를 위해서는 질소 공급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영화 마션에서 감자를 키울 때 인분을 뿌리는 것은 화성 토양에서 부족한 질소성분을 공급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농업생물학과 제인 스튜어트 교수(식물병리학)는 “이번 연구는 인간 정착을 위해 화성의 표토를 지구의 흙과 비슷하게 만드는 테라포밍을 위해서는 식물과 토양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