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광년 거리 초신성 폭발…저녁 서쪽 하늘서 관찰 가능

2천만광년 거리 초신성 폭발…저녁 서쪽 하늘서 관찰 가능

입력 2011-09-04 00:00
업데이트 2011-09-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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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광년 거리 초신성 폭발…저녁 서쪽 하늘서 관찰 가능

약 40년 만에 일반인도 작은 망원경이나 쌍안경 등으로 우주의 비밀을 간직한 ‘초신성(超新星;supernova)’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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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경희대학교 초기우주천체연구단 공동연구팀은 약 2천만 광년 떨어진 ‘M101’은하에서 생겨난 초신성을 포착했다고 4일 밝혔다.

초신성은 항성(별)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늙은 별이 폭발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폭발할 때 밝기는 평소의 수억 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사실상 죽음을 앞둔 별의 마지막 모습이지만, 마치 새로 생겨난 밝은 별처럼 보여 초신성이라 부른다.

천문·물리학자들은 우주팽창과 암흑물질(暗黑物質;dark matter) 등 별·은하·우주의 탄생과 진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초신성을 집중적으로 관측, 연구하고 있다.

이번 ‘M101’ 은하 초신성은 지난달 25일 미국 팔로마 천문대가 처음 발견해 ‘PTF11kly’라는 이름을 붙였다.

같은 달 30일 서울대-경희대 공동연구팀도 미국 텍사스주 맥도날드 천문대의 2.1m 망원경에 근적외선 감도를 높여 자체 제작한 ‘시퀸(CQUEAN)’ 카메라를 장착, 이 초신성의 모습을 잡아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대학원생들도 현재 교내에 설치된 24인치 망원경을 통해 초신성을 관찰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연구팀의 관측 결과는 흥미로운 천체 현상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국제 커뮤니티 성격의 ‘애스트로노머스 텔레그램(Astronomer’s Telegram, www.astronomerstelegram.org)’에도 보고됐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PTF11kly’ 초신성은 상대적으로 매우 가까운 은하에서 폭발해 일반인도 특수 장비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PTF11kly’는 앞으로 1~2주 동안 급격히 밝아졌다가 서서히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장 밝은 시기인 이달 초순까지는 소형 천체 망원경 또는 쌍안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는 게 공동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초신성이 위치한 ‘M101’은하는 북두칠성 국자 끝 두 별(여섯, 일곱번째) 바로 위쪽(국자를 바로 놓은 경우)에 있기 때문에 9~10월에는 저녁 무렵 북서쪽 낮은 하늘, 11월 이후에는 새벽 북동쪽 낮은 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요즈음(9월초)이라면 일반인도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오후 8시30분 이후 약 1시간가량 북서쪽 낮은 하늘에서 이 초신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박수종 경희대 교수(경희대 천문대장)는 “일반인이 직접 초신성을 볼 기회는 수 십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다”며 “지구에서 소형 망원경으로 초신성 관찰이 가능했던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972년으로, 이후 약 4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은하가 수십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아주 가까운 M101 은하(약 2천만광년)에서, 그것도 ‘제2형’ 초신성보다 더 밝은 ‘제1형’ 초신성이 폭발하는 행운까지 겹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더구나 1972년 센타우루스 자리 근처의 ‘NGC 5253’ 은하(약 1천100만광년)에서 터진 초신성은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 등 북반구 거주자에게는 이번 폭발이 더욱 반가운 손님인 셈이다.

임명신 서울대 교수(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장) 역시 “이번 초신성은 일반인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우주쇼”라며 “현재 계속 밝아지고 있어 최종 밝기 등급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20세기 이후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초신성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학문 차원에서도 이번 관측 자료는 제1형 초신성의 성질이나 우주론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발견된 초신성들은 대부분 충분히 밝아진 상태에서 관측된데 비해, 이번 초신성은 급격히 밝아지는 폭발 초기 단계부터 포착됐기 때문에 초신성 자체 뿐 아니라 우주의 나이 등에 관한 연구에서도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울대-경희대 공동연구팀은 이번 초신성의 관측 자료를 관리하고 공유하기 위해 ‘M101 초신성 자료센터(http://bigbang.snu.ac.kr/~ysjeon/M101SN/doku.php)’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을 통해 서울대와 경희대의 초신성 관측 자료를 공개하고, 국내외 학자 뿐 아니라 아마추어 천문가들로부터도 관측 자료를 받아 분석한다.

임 교수는 “천문학 연구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주신 분은 초신성 연구 논문의 공저자에 포함될 수도 있다”며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서울대-경희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 공동연구팀에는 현재 박 교수와 임 교수뿐 아니라 두 학교의 박사후 연구자(포스트-닥) 및 대학원생 등 약 25명이 참여, 천체 관측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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