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피해’ 청계노조원에 국가배상 판결

‘블랙리스트 피해’ 청계노조원에 국가배상 판결

입력 2013-12-25 11:00
업데이트 2013-12-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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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원풍모방에서 근무하다가 노동조합을 결성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정부의 ‘블랙리스트’ 배포로 재취업까지 가로막힌 50대 여성들이 뒤늦게 국가 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고영구 부장판사)는 이모(54)씨 등 7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씨 등 3명에게 각 1천만원, 나머지 4명에게 각 2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정부는 이씨 등 3명이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이미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소송 제기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블랙리스트’에 의한 피해까지 배상받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위법한 공권력을 행사해 노동기본권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피고는 블랙리스트 작성·배포 등 사생활 침해를 포함해 불법 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동일방적 노조 등과 함께 ‘청계피복노조’로 불리며 1970년대 말부터 한국 노동운동의 중심 역할을 한 원풍모방 노조는 1980년 정부의 노조 정화지침과 이듬해 폭력 사태로 무너졌다.

노조원들은 회사에서 강제 해고된 후에도 다시 취업할 수 없었다. 중앙정보부와 경찰이 노조원 이름이 기재된 ‘블랙리스트’를 작성·배포하고 지속적으로 동향을 감시하거나 사찰했기 때문이다.

이씨 등 노조원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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