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싸열을 아시나요?…치명률 낮지만, 공기로도 전파

라싸열을 아시나요?…치명률 낮지만, 공기로도 전파

입력 2016-03-27 10:25
수정 2016-03-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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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가 옮기는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여행객 주의해야

최근 브라질을 다녀온 한국인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에서 보듯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해외 감염병의 유입 사례가 늘고 있다.

업무나 여행 목적으로 해외를 찾는 사람들은 그 나라의 풍토병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 주의 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서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다면 라싸열(Lassa fever) 감염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데다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우려가 있다. 국내에 환자가 유입될 경우 초동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제2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유입가능질병:라싸열’ 보고서(곽진, 김민경, 주재신)에 따르면 라싸열은 들쥐를 숙주로 하는 라싸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출혈열로, 국내에 환자가 유입된 사례는 없다.

라싸열은 1969년 나이지리아 동북부 마을인 ‘라싸’에서 처음 발견된 질병이다.

매년 30만~50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며 사망자수는 감염자의 1% 안팎인 5천명 수준이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의 환자는 유행지역에서 돌아온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모두 32명으로 치명률이 34%로 높다.

라싸열을 예방하려면 야생쥐의 배설물, 이 배설물이 있을 법한 환경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라싸 바이러스의 동물 숙주인 아프리카 들쥐는 침, 소변, 호흡기분비물, 혈액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환경으로 배출하는데, 배설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분비물의 에어로졸(공기 중 입자)을 흡입해 사람에게 감염된다.

라싸열은 특히 사람 간 감염도 가능해 환자가 발생하면 의료기관 내에 엄격하게 격리해야 한다.

체액과의 직접적인 접촉, 상처나 점막을 통한 혈액 노출, 성관계 등에 의해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피부 접촉 같은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는 감염되지 않아 사람 간 전파력은 낮은 편이다.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면서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입원 환자의 치명률은 15~20%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특히 임산부의 치명률도 높아 임신 후기에는 30%, 출산 한 달 이내에는 50%의 치명률을 보였다.

라싸열은 4군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감염이 의심되면 의료기관은 관할 보건소에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

라싸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6~21일이다. 점진적인 발열, 기운 없음,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시작하며 오심, 구토, 복통 같은 소화기계 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전신 발진을 동반하고 기침, 호흡곤란, 흉통과 함께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라싸열은 치명률이 에볼라만큼 높지는 않지만 사람 간 체액 노출을 통한 전파가 가능하다”며 “진단이 늦어지면 의료기관 내 전파의 위험이 있고, 치료가 늦어지거나 중증에 이르면 사망이 드물지 않다는 점에서 빠른 진단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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