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말기 암이래요” 솔직히 알려야 할 세가지 이유

“당신, 말기 암이래요” 솔직히 알려야 할 세가지 이유

입력 2013-08-19 00:00
업데이트 2013-08-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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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병에 대한 이해 높이고 ② 남은 삶 정리할 시간 주고 ③ 가족간 치료법 의견 차 줄여

말기 암환자에게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나쁜 선택일까. 주변에서는 환자가 받을 충격을 걱정해 가족들이 한사코 병세는 물론 병명까지 쉬쉬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암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으며, 가족과의 화해나 자신의 의지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숨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안은미·신동욱 교수와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2009년에 전국 34개 보건복지부 지정 완화의료기관을 이용한 말기 암환자 345명과 가족을 대상으로 ‘환자가 자신의 병세를 정확하게 아는 게 죽음의 질과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 환자 중 236명(68.4%)은 입원 당시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나머지 109명(31.6%)은 잘 모르고 있었다.

연구팀은 말기 암환자가 숨진 뒤 사망 환자의 ‘죽음의 질’을 조사했다. 조사는 사별한 가족이 각 항목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알았던 환자군의 죽음의 질 평균 점수는 5.04점으로 잘 몰랐던 환자군의 4.8점보다 높았다.

특히 ‘미래에 대한 통제’ 항목과 ‘희망과 즐거움 유지’ 항목, ‘병과 죽음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기’ 등의 항목에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이들 3개 항목에서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안 환자군은 각각 5.18점, 4.55점, 4.41점 등 비교적 높은 점수가 나왔지만, 잘 몰랐던 환자군의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4.04점, 3.92점, 4.26점을 보였다.

또 치료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 간에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 비율도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안 환자군은 25.1%에 그쳤지만, 잘 몰랐던 환자군은 31.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환자가 자신의 병 상태를 알면 가족 간 견해 차이를 크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말기 치료계획 단계에서 가족과 환자 간에 의견이 다를 때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안 환자군에서는 절반 가까운 48.9%가 환자의 뜻을 존중했지만, 잘 몰랐던 환자군에서는 겨우 24.1%만이 환자의 뜻을 따랐을 뿐이었다.

신동욱 교수는 “말기 암환자가 삶을 편하게 정리하고 더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연구조사”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종양학’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8-1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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