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추정 배출량은 23% 였으나 실제는 5%로 측정
지구 온난화에 따른 식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량이 애초 추정한 양의 4분의 1 미만에 그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17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이 5년간 측정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런 결과를 산출해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구 상 식물은 호흡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그 배출량은 연간 1천170억∼1천180억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식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배출량보다 20억∼30억t 더 많은 1천200억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식물이 초과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인간이 배출한 전체 이산화탄소 양의 30%에 이른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식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기온이 섭씨 3∼4도 상승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은 적단풍나무 등 북미 지역의 대표적 식물 10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년간 측정했다.
그 결과 기온을 평균보다 섭씨 3.4도 높게 유지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추정치인 23% 증가의 약 4분의 1 미만인 5%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을 이끈 피터 라이크 교수는 “식물이 기온 상승에 적응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폭이 80%가량 작아진 것”이라며 “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증가가 기존 예상보다 상당히 작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국 엑시터대학교의 기후모델 전문가인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 교수는 이 측정 결과로 지구 온난화가 뒤바뀌는 것은 아니라며, 식물이 예상보다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더라도 지난 25년 동안 프랑스 두 배 면적의 산림이 없어진 점을 고려하면 탄소배출 감축 노력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