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선수 꿈꾸던 30대 ‘좀도둑’ 전락한 까닭은

육상선수 꿈꾸던 30대 ‘좀도둑’ 전락한 까닭은

입력 2014-06-26 00:00
업데이트 2014-06-2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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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새벽 2시 45분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가.

늦은 시간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A(53·여)씨의 뒤로 누군가 슬그머니 쫓아왔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A씨가 발걸음을 재촉하려던 순간 뒤따라 오던 박모(35)씨는 A씨가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낚아채 달아났다.

가방에는 현금과 스마트폰 등 100만원 상당의 금품이 들어 있었다.

그는 훔친 돈을 대부분 PC방에서 게임비로 탕진했다.

사실 박씨는 대학을 다닐 때까지만 해도 육상 국가대표를 꿈꾸던 청년이었다. 육상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더이상 운동을 지속할 수 없게 되면서 끝내 꿈을 접었고, 그때부터 운동 대신 게임을 ‘해방구’로 삼았다.

제대한 이후 수년간 대형마트 보안팀장으로 근무한 박씨는 온라인 PC게임에 빠져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사실상 못했다.

결국 2010년 퇴사하고 주유소 알바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한번 게임을 시작하면 2~3일씩 손에서 놓지 않았다.

3년 전 부인을 만나 슬하에 2살짜리 딸도 뒀지만 게임 중독으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불가능했다.

결국 박씨는 경제적인 문제로 부인과 자주 다투다가 지난달 초 부부싸움 후 홧김에 가출했다.

이후 PC방을 떠돌며 생활한 그는 게임비와 생활비 등을 마련할 목적으로 심야 시간 취객이나 부녀자를 폭행하거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나는 수법으로 3차례에 걸쳐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하지만 마지막 범행을 한 당일인 지난달 29일에도 PC방을 찾았다가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 붙잡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절도 및 강도상해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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