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간담회 가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
해임건의안이 의결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이 25일 공항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기자실로 가고 있다. 2020.9.25 연합뉴스
구 사장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토사구팽이라면 어느 누가 몸을 던져 일을 하겠는가”라며 해임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구 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1900여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지만 기존 인력 중 약 40%는 완전 경쟁 절차를 통과하도록 하면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상당수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던 보안검색 요원들은 고용 안정책이 빠졌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고용안전 담보하라’는 팻말을 든 노조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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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2일 국정감사에서 태풍 대비를 이유로 국감장을 떠났으나 자택 근처인 경기 안양 인덕원의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 등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국토부는 최근 감사에서 구 사장이 국감 당시 일정을 국회에 허위로 보고하는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 7일 공운위에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구 사장은 공운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당시 인천공항이 태풍 영향권을 벗어난 상황이어서 위기 대응 매뉴얼 등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5일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공사가 지난 2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2년 반에 걸쳐 합의한 정규직 전환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규직화(직고용) 추진을 발표했다”며 불공정한 전환과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2020.6.25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법인카드 사용은 검토 결과 법률적, 회계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오해를 불식하려 법인카드 결제를 이틀 뒤 취소하고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게 구 사장의 설명이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감사과정에서 불법적인 가택 수색까지 벌였다고 주장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 감사관실은 지난 6월 25일 사택관리인을 앞세워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동의 없이 들어간 후에 거실, 냉장고 등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냉장고를 열어서 내부와 내용물의 유통기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아파트 공동현관과 사택 내부 현관을 사진촬영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고쳐쓰는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0.8.3/뉴스1
정부부처가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의 해임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구 사장의 해임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구 사장에게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