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뿌리고 해고 협박… ‘갑질 온상’ 된 아파트

쓰레기 뿌리고 해고 협박… ‘갑질 온상’ 된 아파트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5-14 18:08
업데이트 2020-05-1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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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미화원 등 피해 사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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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실 앞 노제
경비실 앞 노제 14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 괴롭힘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최희석 경비원의 유족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2020.5.14 연합뉴스
입주민의 거듭된 폭행과 폭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고 최희석씨 사건을 계기로 경비 노동자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4일 아파트 경비원, 미화원 등 아파트 노동자에게 입주민이 폭언을 일삼거나 폭행을 하는 사례를 공개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A씨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의 갑질에 시달리다가 결국 해고됐다. 그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이 관리사무실에 책상까지 갖다 놓고 아침 직원회의 때마다 직원들에게 ‘내가 왕이다. 내가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지 내쫓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입사일과 4대 보험 취득 신고일이 달라 문제를 제기하니 ‘고소할 테면 하고 나가라’고 직원들 앞에서 소리쳤다”고 증언했다.

아파트 미화원의 자녀 B씨는 “아파트 주민이 어머니에게 ‘당장 그만두라’며 소리를 지르고 일부러 음식물 쓰레기를 아파트에 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최씨는 지난 10일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주차 문제로 아파트 주민과 다툰 뒤 지속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갑질119는 입주자의 부당 행위를 막으려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고,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 ‘직장 내 괴롭힌 금지법’과 같은 조항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5-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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