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다녀온 공중보건의 얼굴에 방역소독 뿌린 섬 주민들은 가짜 뉴스

대구 다녀온 공중보건의 얼굴에 방역소독 뿌린 섬 주민들은 가짜 뉴스

최종필 기자
최종필 기자
입력 2020-03-16 16:07
업데이트 2020-03-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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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그런적 없다”, 전남도 “정정보도 청구할 터”

전남의 한 섬 주민들이 대구로 코로나19 진료 파견을 다녀온 공중보건의를 향해 방역용 소독약품을 뿌렸다는 일부 언론 기사는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해당 지역 주민들도 “내용이 틀리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수 초도의 일부 주민들이 감염병 현장에서 진료를 보고 돌아온 공중보건의를 향해 “섬사람들을 다 죽일 셈이냐”며 거세게 항의하면서 얼굴에 가스를 뿌렸다는 내용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공중보건의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2주 동안 대구로 파견돼 선별진료소에서 우한 코로나 의심 환자들의 검체 체취 작업을 했다. A씨는 파견을 마치고 2주간 자가격리로 업무를 쉴 수 있었지만 응급환자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지난 11일 밤늦게 본래 근무지로 복귀했다. 그는 섬 주민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자 다음날인 12일부터 전화로만 진료를 봤다.

공교롭게도 이날 여수시는 일제 방역 소독을 하면서 이 섬에서도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공중보건의 거주 관사와 현관 등에 대해서도 방역을 했다. A씨는 지난 13일 코로나 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느닷 없이 A씨가 대구를 다녀온 사실을 안 일부 주민들이 관사에 찾아와 방문을 향해 방역 가스를 살포하고 “대구 의사가 왜 여기 와 있느냐”, “섬사람 다 죽일 일 있느냐”고 항의했다는 식으로 둔갑됐다.

이에대해 황복철 마을 이장은 “주민들을 아주 나쁘게 매도해 너무 화가 난다”며 “공중보건의도 오해를 풀고 그런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이장은 “마을 청년이 연막 분사를 하는 과정에 간호사가 의사 방을 노크하자 A씨가 곧바로 나오면서 공중보건의 얼굴에 뿌려지게 된 상황이다”며 “서로간 앞이 안보이면서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전남도는 “일부 언론 내용은 명백한 오보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신청할 방침이다”는 입장이다. A씨는 이날 휴가를 내고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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