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친구 “언젠간 도움..할 수 있는 한 다 해줘”

김형준 친구 “언젠간 도움..할 수 있는 한 다 해줘”

입력 2016-11-28 13:47
업데이트 2016-11-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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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배려로 검찰청사에서 수형자들 먹을 수 없는 초밥 먹고 ESPN 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친구 김모(구속기소)씨가 “언젠간 도움받을 거로 생각하고 할 수 있는 한 다 해줬다”며 뇌물 공여 사실을 인정했다.

김씨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장검사의 2차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나와 김 전 부장검사에게 제공한 각종 향응의 내용과 배경을 진술했다. 김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상태다.

김씨는 “지난 17년간 형준이가 밤 11시나 12시, 새벽 1시든 와서 결제해달라고 하면 다 결제해줬다. 어린 여자에게 돈 보내고 용돈을 챙겨 준 이유가 뭐였겠느냐”라며 “형준이가 챙겨주길 바라는 마음이 굉장히 컸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서울 강남 일대의 고급 술집에서 주로 김 전 부장검사에게 술을 대접했으며, 김 전 부장검사가 울산지검 형사부장으로 전보됐을 땐 관할 지역인 울산을 벗어나 부산 해운대에서 술을 마셨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김 전 부장검사에게서 받은 각종 편의 내역도 상세히 진술했다.

김 전 부장검사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근무할 때 자신은 당시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는데, 9차례나 대검 사무실로 소환해 ‘특혜를 줬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형준이가 보고 때문에 왔다 갔다 하면 저는 방에 남아 아이패드를 하거나 가족, 친구에게 전화했다. 식사도 수형자들은 먹을 수 없는 초밥이나 난자완스 먹고, ESPN(미국 스포츠전문매체) 같은 TV도 보며 자유롭게 있다가 오후 4∼5시에 교도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이에 대해 “당시 수형자들에게서 범죄정보를 얻기 위한 일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김씨는 “형준이가 나중에 오해소지가 없도록 하려고 요식행위로 몇 장 쓰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횡령 혐의로 올해 서울서부지검에 고소당했을 때 김 전 부장검사가 자신의 비위 탄로를 우려해 뒤에서 ‘손을 쓴’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김씨는 “형준이가 ‘고양지청에 아는 차장검사가 있으니 피해자를 찾아서 그쪽에 고소하게 하라’고 했다”며 “고양지청에서 사건을 몰아서 신속히 정리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셀프고소’에도 서부지검 사건의 담당 검사가 반대해 사건은 고양지청으로 이송되지 않았다.

김씨는 사건 이송이 실패하고 자신이 서부지검에서 긴급체포될 우려에 처하자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지난 3개월 나를 갖고 논거냐”라며 큰 실망을 표시했다.

이에 김 전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고양지청에도 찾아가고 서부지검 부장검사들도 모아서 밥 먹었다. 할 일이 없어서 그랬겠냐”며 사건 해결을 위해 애썼다는 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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