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세월오월 전시 불가 배경에 김종 차관 전화”

윤장현 “세월오월 전시 불가 배경에 김종 차관 전화”

입력 2016-11-14 14:25
업데이트 2016-11-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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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등 시정 현안 산적한 상황서 돌파하지 못해 부끄럽다” 외압 시인

윤장현 광주시장이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박근혜 대통령 풍자 걸개그림 전시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당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전화가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윤 시장의 언급은 2년여전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 전시되지 못한 것이 사실상 정부의 외압에 의한 것임을 시인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윤 시장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역사를 꿰뚫어 보는 홍 작가와 작업정신을 존경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작품을 당당히 내걸지 못하고 현안을 정면 돌파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부끄럽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광주하계U대회 등 시정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전시문제)를 돌파하지 못한 점이 아쉽고 부끄럽다”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김 종 제2차관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으며 그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제2차관은 체육분야를 총괄하며 국제대회인 광주하계U대회 예산지원 등을 쥐고 있는 핵심부처다.

윤 시장은 “중국 베이징 출장 과정에서 실무진을 통해 전화를 받았으며 시정현안을 고려할 때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당시 정율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베이징세기극원에서 열린 ‘2014 한중 문화교류의 밤’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이었으며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중 한 사람으로 드러나는 김 차관은 취임한 지 10개월 남짓 된 시점이다.

그는 “청와대로부터는 직접적인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관련 부서 등 행정계통으로도 (전시불가) 이야기가 왔다”고 덧붙여 전시 불가 외압이 전방위적으로 왔음을 시인했다.

당시 광주시는 자동차 100만대 조성사업과 광주하계U대회 예산 확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으로 윤 시장이 정부의 압박에 대해 정무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시장은 세월오월 논란 당시 “창작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시비가 부담되는 비엔날레 특별전에 정치적 성향의 그림이 걸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사실상 전시 불가에 동조했다.

광주시는 한술 더 떠 보도자료를 내고 “세월오월 작품은 그림 일부 내용이 광주비엔날레에서 제시한 사업계획의 목적 및 취지에 부적합하다”며 “걸개그림을 공공청사인 시립미술관에 전시하는 것이나 외벽에 게시하는 일체의 행위 불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걸개그림의 제작 및 전시, 게시 등과 관련 일련의 관련자에 대해 조사를 통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화백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시 철회는 다양한 통로로 국정원이나 그 윗선에서 광주시와 비엔날레 재단에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윤 시장과의 면담에서도 윤 시장이 ‘내 손을 떠났다’고 말한 사실이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화백은 2014년 8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서 광주 시민군이 세월호 희생자를 구하는 내용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선보였으나 대통령을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이 조종하는 허수아비로 풍자하면서 광주시의 수정 요구, 이용우 비엔날레 대표이사 사퇴, 전시 무산 등 외압 논란이 일었다.

당시 광주비엔날레는 창설 20주년을 맞아 ‘광주정신’을 주제로 광주시로부터 20억 원을 지원받아 20주년 특별전을 열었다.

이와관련 김 종 전 차관은 “(세월오월 걸개그림 관련으로) 전화를 한 사실이 없으며 당혹스럽다”며 “2차관 업무는 체육분야로 (걸개그림은 문화분야인 만큼) 전화를 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또 “윤 시장과는 U대회 지원 문제 등으로 수차례 통화도 해 휴대전화 번호도 안다”며 “굳이 실무자를 통해 전화 연결을 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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