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1.98㎏ 딸 내동댕이 친 ‘못된 엄마’에 살인죄

우는 1.98㎏ 딸 내동댕이 친 ‘못된 엄마’에 살인죄

입력 2016-11-08 16:21
수정 2016-11-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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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부부, 분유 충분히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숨지게 해

분유를 충분히 주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린 생후2개월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부부에게 살인죄가 적용됐다.

경찰 조사에서 “딸을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어머니는 검찰 조사 결과 딸의 울음소리에 화가 나 일부러 바닥에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3부(최창호 부장검사)는 경찰에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된 A(25)씨와 A씨의 아내 B(21)씨의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해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홀로 남은 첫째 아들(2)을 양육해야 하는 점이 고려돼 경찰에서 불구속 입건된 B씨도 긴급체포한 뒤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A씨 부부는 지난달 9일 오전 11시 39분께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올해 8월 태어난 생후 2개월된 딸 C양이 영양실조와 감기를 앓는데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이 사망한 당일 오전 7시 40분께 분유를 먹이려고 젖병을 입에 물렸으나 숨을 헐떡이며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도 4시간 가까이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C양은 정상 체중인 3.06㎏으로 태어났으나 9월 한 차례 바닥으로 떨어진 이후 분유를 잘 먹지 못했고 심한 영양실조에 걸렸다.

생후 66일 만에 숨질 당시 C양의 몸무게는 1.98㎏에 불과해 뼈만 앙상한 모습이었다. 보통 생후 2개월 된 영아의 평균 몸무게는 5∼6㎏이다.

앞서 경찰은 “실수로 C양을 떨어뜨렸고 분유를 먹이려 했으나 감기에 걸린 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B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 부부에게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추가 조사에서 “딸이 죽게끔 일부러 (분유를 주지 않고) 방치했다”는 부부의 진술을 받아냈다.

또 B씨는 검찰의 통합심리 검사에서 “분유를 타는 데 딸이 계속 울었다”며 “딸을 양손으로 들었다가 일부러 바닥에 던졌다”고 자백했다. 당시 C양은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머리뼈가 골절됐다.

B씨는 원하지 않았는데 갖게 된 딸을 남편의 설득 끝에 올해 8월 낳은 뒤 보육원에 보내려고 하는 등 전혀 애정을 갖지 않았으며 바닥에 던진 이후부터는 분유를 한 번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확인한 B씨의 휴대전화에는 출산 후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당일과 다음 날 모유를 끊기 위해 B씨가 남편에게 보낸 메시지가 발견됐다.

B씨는 메시지에서 ‘식혜도 사. 그게 젖 마르게 하는 거래. 한 달만 보육원에 맡기지. 육아하기 싫어. 내가 원하던 육아도 아니라 더 하기 싫어’라고 썼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C양이 숨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하고도 방치한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치사죄 대신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부부의 첫째 아들은 이미 보육원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으며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도 있어 불구속 상태였던 그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며 “첫째 아들을 학대한 정황은 없어 이들 부부의 친권상실은 청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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