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납 범벅’ 우레탄트랙 주의보

초등학교 ‘납 범벅’ 우레탄트랙 주의보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입력 2016-03-22 22:40
수정 2016-03-2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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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곳 중 13곳 중금속 오염…기준치 106배 검출된 트랙도

초등학교에 설치된 우레탄트랙 2곳 중 1곳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5~12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초등학교 30곳의 운동장 인조잔디와 우레탄트랙에 대해 중금속 등 유해물질 실태를 조사한 결과 트랙 25개 중 13개에서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90㎎/㎏)를 초과한 납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초등학교 30곳 중 25곳은 인조잔디와 트랙이 설치됐고, 5곳은 인조잔디만 있었다. 인조잔디에서는 중금속이 기준치 이내로 검출됐다.

트랙 25곳 가운데 2010년 11월 KS 제정 이전 설치된 제품은 70%가 기준을 초과했고 최대 기준치의 106.5배에 달하는 9585㎎의 납이 검출되기도 했다. KS 제정 이후 설치된 15곳 중 6곳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환경부는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거나 트랙을 빨리 굳게 하기 위해 납을 추가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료 중 함유된 중금속이나 주변 환경요인 등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경부는 납, 카드뮴, 크롬 등 6가지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7종의 함유량을 조사했다.

프탈레이트 검사에서는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려고 첨가하는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 1종만 검출됐다. 식품용기에 이어 2006년 플라스틱 재질의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사용이 금지됐다. 현재 프탈레이트에 대한 KS 기준치는 없다.

환경부가 30개 초등학교 어린이 93명을 대상으로 트랙이나 인조잔디 이용으로 노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DEHP와 납의 위해성이 일부 우려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DEHP 발암위해도는 평생 노출됐을 때 10만명당 1명이 암에 걸릴 확률을 초과해 10만명당 3.29명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납 위해도는 평균 1.24로, 하루 최대 허용량보다 1.24배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 초등학교 6011곳 중 트랙이 설치된 학교가 1323곳, 인조잔디가 설치된 곳은 795곳이다.

서흥원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중금속이 과다하게 검출된 트랙은 교체를 해야 하고, 동시에 야외활동 후 반드시 손을 씻는 등 어린이 행동요령 지도가 필요하다”면서 “교육부와 협의해 추가 조사 및 관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6-03-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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