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원짜리 염주 5만원에 강매한 가짜 중국인 승려들

190원짜리 염주 5만원에 강매한 가짜 중국인 승려들

입력 2016-03-17 15:02
수정 2016-03-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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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주 안하면 ‘손가락 욕’…경찰, 강제출국 조치

부산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값싼 물품을 고가에 판매하고 관광객들에게 시주를 강요한 중국인 가짜 승려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중국 승려 행세를 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값싼 염주와 부적을 비싸게 팔고 시주를 강요한 중국인 승려 L(45)씨, C(45), R(45)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아 강제 출국 조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이들은 이달 4일 관광비자(C-3)를 받고 입국해 부산 해운대, 광안리, 서면, 남포동 등지를 다니며 중국에서 온 승려 행세를 했다.

이들은 회색과 황토색 승려복을 입고 개당 190원짜리 금색 부적과 염주를 최고 5만원을 받고 팔았다.

이런 식으로 33명에게 부적과 염주를 팔아 110만원을 벌었다.

물건을 팔면서 ‘중국에 있는 절을 재건해야 하는데 공사비가 부족하다’는 한글과 영어로 된 시주 안내문까지 보여줬다.

한국 사람에게는 한국말로 ‘시주’라고, 외국인에게는 ‘donation(기부)’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해 말하기도 했다.

시주자가 1천원짜리를 내밀면 “만원”이라고 하고, 만원짜리 한 장을 내밀면 “2만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1천원 짜리 몇 장을 시주받으면 염주나 부적을 빼앗아가기도 했다.

특히 가짜 승려 R씨는 시주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손가락 욕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승려증은 물론 소속 절이나 종단도 없는 무자격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한국에 가서 가짜 탁발승 행세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중국에서 월수입이 우리 돈 10만원 정도였지만, 한국에서 10여 일 동안 가짜 탁발승 행세를 해 1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이들은 2014년과 2015년에도 한국에 들어와 한 달씩 체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와 한글 시주안내문 등을 이용해 한국인 승려 행세를 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며 “시주를 안 하는 외국인에게 손가락 욕을 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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