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독촉하다 무차별 폭행·물고문한 악덕 사채업자들

빚 독촉하다 무차별 폭행·물고문한 악덕 사채업자들

입력 2016-03-17 08:50
수정 2016-03-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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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 안팎 이자 챙기고 불법 추심

강남 일대를 무대로 집요한 빚 독촉과 무차별 폭행, ‘물 고문’, 협박을 서슴지 않은 20대 고리 사채업자들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생활고를 겪던 탁송기사 A(38)씨는 작년 7월 강남의 한 길을 걷다 급전을 빌려준다는 명함 크기 광고지를 발견했다.

이모(26)씨의 불법 대부업체 광고였다. 그는 박모(23)씨와 이모(24)씨를 직원으로 고용해 강남에서 2년여간 대부업체를 운영해왔다.

A씨는 이씨에게서 선이자 15만원을 포함해 150만원을 빌리고 매일 돈을 조금씩 갚아나갔지만 135만원까지 갚고서는 10월부터 연체를 하기 시작했다. 이자를 포함해 70만원을 더 건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씨는 빚 독촉 수위를 높여가며 집에 찾아가겠다거나 가족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A씨를 옥죄었다.

협박에 견디다 못한 A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항의하자 이씨 일당은 격분, ‘혼내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들은 작년 10월5일 밤 “단속에 적발됐으니 이자로 받은 돈을 돌려주겠다”면서 A씨를 선릉역 인근의 한 건물로 불러냈다.

이들은 A씨를 화장실에 가둔 채 주먹과 발로 30분간 마구 폭행해 코뼈를 부러뜨렸고, 머리채를 잡아 변기 속에 집어넣어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도 했다.

또 A씨의 가방을 뒤져 휴대전화 4대와 현금 등 29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나 잠적했다.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들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통장을 사용해 신원 확보조차 쉽지 않았다. 현금 인출기에 찍힌 사진이 유일한 단서였다.

그러나 이씨의 대포 전화로 통화한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가며 단서를 찾아 나섰고, 이 과정에서 불법 추심을 당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피해자들은 이씨 일당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집에 찾아가겠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도 그냥 두지 않겠다’ 등 협박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피해자 증언 등을 토대로 추적 끝에 이달 10일부터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10여 건의 전과가 있는 이씨는 급전이 필요한 영세업자나 사회 초년생 등에게 소액대출을 해주고 연 100% 안팎의 이자를 챙기고 불법 추심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업체 대표 이씨와 박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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