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들이 日하시마섬에 피운 강제노역 ‘추모의 꽃’

여대생들이 日하시마섬에 피운 강제노역 ‘추모의 꽃’

입력 2016-03-13 11:45
수정 2016-03-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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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가드닝’으로 꽃 심고 日정부 은폐 역사 알리는 설명서도 설치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가 서린 일본 하시마섬(端島·군함도)에 일제의 만행을 되새기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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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들이 하시마섬에 피운 강제징용 ’추모의 꽃’
여대생들이 하시마섬에 피운 강제징용 ’추모의 꽃’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가 서린 일본 하시마섬(端島?군함도)에 일제의 만행을 되새기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피어났다.
서울여대 학생인 김윤경(20)씨와 동덕여대에 다니는 김영재(24)씨가 ’게릴라 가드닝’(도심 속 방치된 땅에 꽃과 나무를 심는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직접 꽃을 심었다.
나가사키(長崎)에서 약 18? 떨어진 하시마섬은 지난해 유네스코가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으로 등재한 곳이다. 일제 시대 수만명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 노역했던 장소지만 일본 정부는 그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하시마섬의 눈부신 발전 과정만을 홍보해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여대생 2명이 ‘게릴라 가드닝’(도심 속 방치된 땅에 꽃과 나무를 심는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직접 꽃을 심었다.

서울여대 학생인 김윤경(20)씨와 동덕여대에 다니는 김영재(24)씨는 지난해 2학기 덕성여대에서 열린 ‘여성 CEO 양성 교육’ 대학 연합 수업에서 만나 하시마섬의 역사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나가사키(長崎)에서 약 18㎞ 떨어진 하시마섬은 지난해 유네스코가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으로 등재한 곳이다. 일제 시대 수만명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 노역했던 장소지만 일본 정부는 그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하시마섬의 눈부신 발전 과정만을 홍보해 논란이 일었다.

김영재씨와 김윤경씨는 애초 하시마섬 항구에서 희생자 공양탑까지 가는 길을 따라 꽃을 심기로 계획을 세웠다. 꽃 구입비와 여행 경비로 사용할 100만원을 마련할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고, 큰 호응 속에 한 달여 만에 121만여원을 모았다.

영재씨는 13일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 보람찼다”며 “응원의 댓글들을 보며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일본이 공양탑으로 가는 길을 폐쇄했고, 프로젝트는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고민 끝에 하시마섬에서 ‘게릴라 가드닝’을 하며 일본인뿐 아니라 다른 나라 관광객들에게 하시마섬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한 것은 이달 3일. 이들은 일본에서 각종 꽃을 잔뜩 사고서 하시마섬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사흘 동안 머물며 하시마섬 항구 메인게이트 쪽에 밤마다 기습적으로 꽃을 심었다.

꽃을 심은 곳에는 ‘두 섬 이야기’이라는 제목의 설명서도 설치, 이 섬이 일본 근대화의 상징일뿐 아니라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이라는 점을 소개했다.

영재씨는 “애초 일본인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시마섬 역사를 설명할까 생각했으나 기분 좋게 관광 온 이들에게 어두운 역사를 알리는 것은 실례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5일 한국에 돌아온 이들은 페이스북 등에 이번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두 섬 이야기’라는 영상을 올렸다. 전체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 ‘게릴라 가드닝’은 이달 중 공개하기로 했다.

영재씨는 “꽃을 심는 평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캠페인으로 공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례를 보여줘 앞으로 이런 운동을 확산하자는 게 목적”이라며 “우리 이야기와 여정을 담은 영상이 하시마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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