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사이다’ 데자뷔…청송 마을회관서 소주 먹고 2명 사상

‘농약사이다’ 데자뷔…청송 마을회관서 소주 먹고 2명 사상

입력 2016-03-10 09:21
수정 2016-03-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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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에 든 소주 마시다가 1명 숨지고 1명 중태

경북 청송 한 마을회관에서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과 빼닮은 음독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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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하는 경찰
조사하는 경찰 10일 오전 경북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 주변을 경찰관이 조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9일 저녁 소주를 나눠마신 주민 2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연합뉴스
소주를 나눠마신 주민 2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10일 경북 청송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9시 40분께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 박모(63)씨와 허모(68)씨가 소주를 나눠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씨는 10일 오전 8시 10분께 숨졌고 허씨는 위독한 상태다.

이들이 마신 소주는 마을회관에 있는 김치냉장고에 보관돼 있었다.

소주가 개봉돼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마을회관에는 방안에 8명, 거실에 5명 등 모두 13명이 있었다.

사고 직전 허씨와 허씨 아내, 다른 여성 1명 등 3명이 방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합류한 박씨는 허씨와 둘이서 김치냉장고에 보관된 술을 꺼내 마셨다.

박씨는 현재 이장이고, 허씨는 예전에 이장을 맡은 바 있다.

두 사람은 반병 정도를 마시다가 속이 거북해져 음주를 중단했다고 목격자들은 경찰에 진술했다.

또 바늘로 손가락 끝을 따며 자가치료를 하다가 증세가 심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문제가 된 소주병이 개봉된 상태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시다 남은 소주에서 특이한 냄새가 나지 않았고 외관상 문제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남은 소주와 소주병, 음식물 등을 수거해 국과수에 보내 성분을 감식하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회관 주변을 정밀수색하는 등 관련 증거물을 찾고 있다.

사고가 난 마을회관은 현동면과 포항시를 연결하는 31번국도(새마을로)에 있다.

평소 마을주민들이 함께 밥을 해먹거나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상당수 주민이 모여 화투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냉장고에는 소주 30여병이 남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감식을 긴급하게 의뢰했다”며 “주민 등을 상대로 마을회관 출입자 등에 대해 탐문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지난해 7월 14일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사이다 사건과 여러모로 비슷하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당시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농약이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신 할머니 6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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