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 자청에 문자중계, 미국행도...코리안 메이저리거로 설렌다

외근 자청에 문자중계, 미국행도...코리안 메이저리거로 설렌다

입력 2016-03-10 09:21
수정 2016-03-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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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거포’ 박병호는 연일 홈런을 때리고 부상이던 강정호와 류현진의 복귀는 임박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맹활약이 기대되는 2016년, 한국 야구팬들은 아침을 저당 잡힐 준비를 마쳤다.

4월 4일(한국시간)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에 돌입한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그 어느 해보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2005년에는 총 8명의 한국인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누볐다. 종전 가장 많은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때다. 올해는 그보다 많은 9명이다.

과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 대다수가 한국 프로 무대를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직행한 것과는 달리 올해는 절반이 넘는 6명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출신이다. 이미 야구팬 눈에 익숙한 선수가 많아 더욱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차다. 미국프로야구 경기는 대체로 한국 시간으로 늦은 새벽에서 정오 사이에 열린다. 직장인이 한창 일할 시간이다.

팬들은 벌써 사무실에서 박병호의 만루 홈런과 류현진의 역투를 감상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한다.

서울 강남의 한 회사에 다니는 김희연(33·여·가명)씨는 넥센 히어로즈를 응원한다. 넥센에 몸담았던 박병호가 시범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치자 올 시즌 그의 경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상태다.

다행히 김씨는 외근이 잦은 부서에 있다. 외근 일정을 박병호 경기에 맞춰 잡고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박병호가 소속된 미네소타 트윈스 경기를 관전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씨는 10일 인터뷰에서 “이미 데이터 요금제는 가장 비싼 무제한 상품으로 업그레이드 해놨다. 남은 것은 최대한 외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머리를 굴리는 일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무실에서만 일하는 대다수 회사원에 비하면 김씨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회사원 김지상(30·가명)씨는 포털 사이트 영상 중계와 스마트폰 문자 중계 서비스를 번갈아가며 활용해 상사가 던지는 감시의 눈길을 피하려고 한다. 감시가 소홀할 때면 모니터 한 켠에 작게 영상을 띄워놓고, 그렇지 않다면 문자 중계로 만족하겠다는 것이다.

김씨는 “어떤 방식으로건 박병호와 김현수, 이대호의 경기는 꼭 실시간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

회사원 송모(36)씨도 “류현진, 강정호의 경기는 풀타임 시청해야 하는데 어떻게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회사에서 포털 중계 창을 몰래 열어놓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아예 휴가를 내고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러 미국으로 ‘야구 여행’을 떠나겠다는 열혈팬들도 많다.

야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국 여행 팁을 묻거나 미국행 계획을 자랑하는 게시글이 부쩍 늘었다.

아이디 ‘대빠루’를 쓰는 한 네티즌은 ‘MLB파크’ 사이트에 “뉴욕 양키스가 홈에서 6월 말에 박병호가 뛰는 미네소타, 추신수가 뛰는 텍사스와 연달아 경기를 갖는데 여행 날짜를 맞추려 한다”고 썼다.

아이디 ‘레드바론스’는 “4월 20일에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경기를 보려는데 1층 싼 곳이 나을까요? 2층 비싼 곳이 나을까요?”라며 자리 추천을 부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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