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교실’ 19일까지 해결 안되면 학교 정문 폐쇄”

“‘존치교실’ 19일까지 해결 안되면 학교 정문 폐쇄”

입력 2016-02-17 23:04
수정 2016-02-1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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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부모 총회 “아이들 교육공간 만들어달라” 호소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은 17일 오후 단원고에서 긴급 임시 총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존치교실’ 문제 해결방안이 오는 19일까지 나오지 않으면 학교 정문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가 주축이 된 재학생 학부모 모임인 ‘단원고 교육가족’은 “존치교실을 학교의 주인인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이 같이 천명했다.

이들은 “단원고에는 희생 학생들의 10개 교실이 아직도 그대로 존치돼 있으며, 유족과 시민단체는 교실을 영구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존치교실 앞에서 불안감과 우울감, 죄책감 등으로 인해 정상적 교육을 받기 어려우므로 다른 학교와 동일한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단원고 교육가족은 19일까지 경기도교육청의 확답이 없으면 학교 정문을 폐쇄해 모든 이의 출입을 저지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 방과후 수업,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교직원 연수 등을 모두 막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당장 다음 달 2일 입학 예정인 신입생 학부모들도 나서 존치 교실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신입생 학부모 A씨는 “혹시 아이가 단원고에 배정 받을까봐 학교, 교육청 등에 하루도 빠짐 없이 전화해 ‘교실 문제 해결 없이는 신입생을 받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허사였다”며 “교실문제조차 해결 못하고 이제와서 학부모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하면 어떡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재학생 학부모 B씨는 “아이가 1학년 때 세월호 사고가 터져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려고 모든 것을 양보했다”며 “벌써 2년이 흘렀다. 이제는 아이가 고3이 됐는데 여전히 교실 문제를 방관하고 있으면 공부는 언제하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총회에서 300여명의 참석 학부모들은 ‘우리 손으로 교실을 정리하자’, ‘유족들에게 우리 의견을 똑바로 전달하자’는 등의 의견을 다투어 쏟아냈다.

일부는 신입생·재학생 학부모와 유족 간 대립 관계로 비춰지지 않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추교영 단원고 교장은 “졸업식 이후 존치교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교육청의 약속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며 “추모와 교육의 공간이 함께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신입생·재학생 학부모 의견을 도교육청과 유족에게 전달, 이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장실 등 사무실을 모두 빼서라도 교실을 확보하겠다. 학급을 줄이지 않고 38학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이재정 도교육감은 ‘교실은 추모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교육감 의지가 섰다면 이제는 약속대로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유족들도 이제는 양보를 해줬으면 한다. 고3 진학 학생들은 곧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전날 단원고 교육가족의 저지로 무산된 단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22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다시 열릴 예정이다. 단원고 교육가족은 이날도 올림픽기념관의 출입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신입생들의 입장을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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