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조 물갈이’…가족 구속에도 꿈쩍않는 유병언

‘도피조 물갈이’…가족 구속에도 꿈쩍않는 유병언

입력 2014-06-26 00:00
업데이트 2014-06-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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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옥 헤마토 이사장 등 초기 도피조 대부분 구속檢, 새 도피조 활동 의심…호남 포위망 좁혀 압박

도피 중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친·인척 7명이 체포되거나 구속됐다.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유씨 일가는 사실상 일망타진됐다.

주요 계열사 대표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등 핵심측근들도 마찬가지 신세가 됐다.

그러나 핵심 타깃인 유씨와 장남 대균(44)씨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도피조를 전원 ‘물갈이’하면서까지 도주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장기간 추적작전을 벌이고도 ‘몸통’ 체포에 실패한 검·경의 조바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구원파 핵심 신도들은 유씨 도피 초기부터 조직적인 비호에 나섰다. 유씨는 검찰이 인천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지난 4월 20일께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나흘 뒤였다.

금수원을 벗어난 유씨는 구원파 신도이자 일명 ‘신엄마’ 신명희(64)씨의 언니 아파트와 한모(구속)씨 주택에 은신하며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5월 4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이동했다. 이 별장의 은신처는 자신의 최측근인 금수원 상무 이석환(65)씨가 송치재 휴게소 관리인 변모(61·구속)씨 부부에게 지시해 마련한 것이다.

도주 초기 유씨 도피조의 총지휘는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그러나 이 이사장이 지난달 27일 체포되자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여)씨가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5월 25일 전후로 순천 지역 도피조였던 추모(60·구속)씨, 변씨 부부, 신모(33·여·구속)씨 등 구원파 신도 4명을 잇따라 체포한 뒤 유씨의 은신처를 집중 추궁했지만 이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이때를 기점으로 검찰의 전략도 유씨의 친·인척들을 체포해 압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재까지 체포되거나 구속된 유씨의 친·인척은 부인 권윤자(71)씨와 형 병일(75)씨를 포함해 총 7명이다.

그러나 이들도 검찰 조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유씨 도피조는 사실상 ‘물갈이’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체포된 구원파 신도이자 ‘제2의 김엄마’로 불리는 김모(58·여)씨 남편은 검찰 조사에서 ‘얼마 전 구원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금수원에 갔는데 유씨 도피조가 완전히 물갈이됐더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금수원에서 평소 청소일을 하며 유씨의 신뢰를 얻었으며 유씨가 순천에 은신했을 당시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새 도피조 파악이라는 또다른 과제가 검경 앞에 던져진 셈이다.

검경은 유씨가 여전히 전남 해남 및 목포, 순천 일대에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일대 포위망을 좁히는 동시에 경찰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 있는 구원파 영농조합과 계열사 사무실 압수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 도주범이면 가족, 애인 등의 집이나 그쪽 사람만 감시하면 되지만 (종교 지도자인) 유씨는 사실상 전국 어느 곳이나 찍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잡기 전에는 잡을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씨와 장남 대균(44)씨 등이 주변 사람과 심지어 가족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장기 도주 중인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유씨의 부인 권씨의 경우 아들 대균씨와 평소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권씨 체포 이후 대균씨측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기대했으나 유씨는 물론 대균씨도 검찰이 기대했던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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