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야생 수컷…국립공원관리공단, 경찰 수사 요청

지리산 반달가슴곰 한마리가 불법으로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지리산 반달가슴곰 한마리의 위치추적 발신음이 ‘움직임이 없는 상태’(Mortality)로 나타나 경남 하동 인근의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올무에 걸려 죽어 있었다고 2일 밝혔다.

죽은 곰은 2011년 지리산에서 태어난 수컷으로 그동안 야생에 잘 적응하며 살고 있었다.

발견 당시 곰은 올무가 허리에 걸린 상태였다. 올무에 걸린 채 나무 위로 올라가 버둥거리다 줄이 나무와 뒤엉키면서 나무 아래로 떨어져 매달린 채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추진한 이후 올무에 걸려 곰이 죽은 것은 이번이 5번째다.

공단이 지리산국립공원 및 인근 지역에서 거둬들이는 올무 등 불법 엽구는 매년 600여개에 이른다.

공단은 경찰과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주민간담회를 열어 야생동물 보호에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권철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장은 “올무, 창애 등 불법엽구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공단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