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네티즌 수사대”…인터넷 파수꾼 누리캅스 맹활약

“우리는 네티즌 수사대”…인터넷 파수꾼 누리캅스 맹활약

입력 2014-05-30 00:00
업데이트 2014-05-3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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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880명 활동…경찰 “사이버수사대 업무에 큰 도움”

“컴퓨터 앞에 앉을 때마다 네티즌 수사대라는 자부심을 느끼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경찰관 못지않은 ‘수사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흔히 ‘네티즌 수사대라’ 부른다.

네티즌 수사대는 ‘인터넷 사용자’와 ‘수사관’의 합성어로 이들은 종종 경찰도 찾아내기 어려운 사람을 찾거나 ‘김연아 편파 판정 논란’과 같은 문제가 제기됐을 때 전문가 이상의 전문지식으로 사안을 분석해 내기도 한다.

네티즌 수사대와는 다른 이름이지만 실제 경찰청은 2007년부터 ‘누리캅스’라는 네티즌 수사대를 운영하고 있다.

’누리캅스’는 네티즌을 뜻하는 순우리말 ‘누리’와 경찰관을 의미하는 ‘캅스’의 합성어다.

이들의 임무는 익히 알려진 네티즌 수사대와는 다르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누리캅스 8기 회장인 배수한(25·대학생)씨는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누리캅스 활동을 하게 된 경우다.

원광대 정보전자상거래학부 학생인 배씨는 자신의 임무에 대해 “주로 유해사이트나 음란물, 불법도박사이트, 스팸성 게시글 등을 모니터링하고 경찰에 알리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배씨와 함께 활동하는 누리캅스 대부분은 IT업계 종사자거나 IT관련 전공자 등 컴퓨터와 인터넷에 능숙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배씨는 “보안업계 쪽에 관심이 많은데 실제 수사는 아니지만 스팸메일이나 개인정보 침해 콘텐츠 등을 감시하다 보면 보안업계 전문가 지망생으로서 많은 도움이 된다”며 “지인들도 내가 누리캅스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제보를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국 경찰청에는 배씨와 같은 누리캅스 88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1년간 누리캅스로 활동하며 가끔은 실제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대구경찰청 누리캅스의 신고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동창생을 사칭해 동창생의 수술비를 모금한다며 돈을 가로채려 한 사기범죄자가 붙잡혔다.

경남에서도 누리캅스의 도움으로 대출업체에서 빼낸 800만건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서 판매하고 스팸메일을 보내 광고를 대행한 업자가 검거됐다.

권현주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사이버수사대 경찰관들이 유해 정보나 불법 도박 사이트 등을 일일이 단속하면 좋겠지만 인력이 부족해 불가능하다”며 “이런 부분에서 누리캅스의 활동은 경찰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누리캅스의 활약상을 전했다.

배씨는 “누리캅스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인터넷의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며 “잘못된 인터넷 문화는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익명성 뒤에 숨어 유해 정보를 유포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은 누리캅스만의 임무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해야 할 일”이라며 올바른 인터넷 문화가 정착되도록 네티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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