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도 선주협회와 끈끈했다…연 2회씩 ‘제주 간담회’ 지원받아

금융업계도 선주협회와 끈끈했다…연 2회씩 ‘제주 간담회’ 지원받아

입력 2014-05-02 00:00
수정 2014-05-0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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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노골적 지원 요청

한국선주협회(회장 이윤재)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에 이어 금융업계 임원들도 연 2회씩 제주도로 초청하는 간담회를 가져 온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유착 논란을 낳고 있다. 간담회 참석자들의 항공료와 호텔 숙박비 등의 경비 대부분을 협회 측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11일부터 이틀간 제주 오션스위츠호텔에서 ‘2014년 상반기 해운·금융업계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해양수산부의 모 국장을 비롯해 정책금융기관 및 시중은행 선박금융 담당 팀장, 학계와 법조계 관계자, 선사 재무담당 임직원, 선박투자회사 관계자 등 34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한국선주협회 김모 전무는 기조연설을 통해 “해운 불황으로 한국 해운업계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내 해운기업들이 현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3대 해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출 위주의 금융에서 벗어나 금융기관이 직접 선박에 투자해 해운기업과 리스크 및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지난해 11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선사들의 유동성 확보 방안, 선박담보가치 보증 상품 개발, 영구채 발행 등에 대한 열띤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S해운 부사장은 “장기 불황 속에서도 금융기관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으나 가장 시급한 유동성 확보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중소선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과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상·하반기에 개최되는 이 간담회는 해운과 금융업계 간 협력 관계 증진 및 상호 관심 사항 협의를 통한 공동 발전 도모를 목적으로 2010년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6번 개최됐다. 그러나 3시간에 불과한 간담회 이후 사적인 자리를 통해 실무자들 간 끈끈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의도된 부적절한 자리’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이 2012년 10월 선령 18년 된 세월호의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한 뒤 담보가치의 80% 이상을 대출해 준 것도 바로 이런 관계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국장은 “공무원들의 항공료, 호텔료 등은 자체 부담했으나 다른 금융계 및 법조계 관계자들의 경비는 누가 지출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4-05-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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