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해역 풍랑 예비특보, 정홍원 총리 사의 표명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일째인 27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그러나 이날 사고 해역에는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지는 등 기상이 좋지 않아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번 참사의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범정부대책본부는 이날 민·관·군 합동구조팀 98명을 현장에서 대기시킨 뒤 기상 여건에 맞춰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을 투입, 선체 4층 좌현 중앙 객실을 중심으로 수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해군 기동잠수부대 소속의 잠수전문가 4명은 전날 해군 함정에 도착해 기술자문을 하고 있으며, 전날 오전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 해군 세이프가드함도 다음주 초 현장에 투입돼 장비와 기술 지원 업무를 하게 된다.
그러나 사고해역에 풍랑예비특보가 발령되고 바람이 부는 등 기상상황이 악회되면서 이날 수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잠수병 증상을 호소하는 잠수요원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밤사이 이뤄진 수색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책본부는 “기상이 어제보다 더 나빠져 오늘 수색에 어려움이 예상되나 정부는 악화된 기상여건 속에서도 구조성과를 낼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실종자 수색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정홍원 국무총리는 오전 가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제때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장 등 구조된 승무원 15명을 구속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압수수색하고 ‘업무 태만’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는 진도VTS에 이어 제주VTS에 수사관을 보내 세월호 침몰 당시 교신 내역, 항적, CCTV 녹화 내용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는 세월호가 복원력을 상실하고 조류를 따라 떠밀려가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지만 관제센터에서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근무자들이 매뉴얼대로 신고를 접수했는지, 시간대별로 어떻게 조치했는지,업무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승무원들과 회사 간의 통화 내역도 확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페이퍼컴퍼니를 주요 자금줄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날 수년간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회계 감사를 해 온 한 회계법인 사무실 등 4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한 수사팀은 이 회계법인이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의 수상한 돈 관리를 눈감아준 단서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부실 감사과정에서 유 전 회장 일가의 직·간접적인 지시가 있었는지등을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5일 고창환(67) 세모 대표이사를 소환한 데 이어 외국에 체류 중인 차남 혁기씨와 한국제약 대표이사 김혜경(52)씨 등 유 전 회장의 최측근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키로 했다.
안산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분향소’에는 궂은 날씨에도 이날 이른 아침부터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10시30분 현재 분향소를 다녀간 조문객이 1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