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한국사 교재로 쓸 수 없는 책”

“교학사 한국사 교재로 쓸 수 없는 책”

입력 2013-12-20 00:00
수정 2013-12-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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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역사학회 공동분석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652건의 오류, 편향, 서술 오류가 추가로 지적됐다. 검토 작업을 한 7개 역사학회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도저히 학교에서 교과서나 시험 교재로 쓸 수 없을 정도”라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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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대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중세사학회 등 7개 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재단 빌딩에서 ‘교학사 한국사 검토 공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하일식 한국역사연구회장은 “사실 오류가 많고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마구 담은 책”이라면서 “뉴라이트식 식민지 근대화론 관철을 위해 다른 교과서와 다른 독특한 서술을 하고 친일미화와 독재예찬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비판했다.

학회들이 지적한 오류를 보면 일제강점기(259건), 개항기(125건), 현대(116건) 부분은 물론 고대(93건)와 중세(59건) 서술에서도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 검정통과본이 공개된 직후인 9월 한국역사연구회 등 4개 학회가 지적한 오류를 잘못 수정한 사례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교학사는 고려 후기 문인으로 관직을 지낸 이규보를 ‘권력자들과 줄이 닿지 않았다’고 묘사했다. 이에 역사학회들이 사실 오류라고 지적하자 이달에 낸 최종본에서는 ‘이규보가 정식 관료가 된 것은 41세 때였다’라고 고쳤다. 하 회장은 “이규보는 32세 때 전주목사록으로 보임됐다”면서 “교학사가 지방관은 정식 관료로 안 보는 기상천외의 새 해석을 내놓았거나 수정마저 엉터리로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 고조선의 ‘8조법’,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 해석에서도 오류가 지적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서술에 대해 학회는 친일·독재 인사에 할애하는 분량과 미화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한민호 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은 “교학사는 수정 과정에서 한국 광복군 창설 내용 등 독립운동사 중 중요한 서술을 누락시켰고, 강점기 당시 깨끗한 거리 사진만 대거 인용하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투영해 서술했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3-12-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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