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부연합 ‘RO모임’ 경위놓고 의혹 증폭

경기동부연합 ‘RO모임’ 경위놓고 의혹 증폭

입력 2013-08-30 00:00
업데이트 2013-08-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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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경기도당 공식행사” 해명불구 ‘1시간전 서울서 대관’ 석연치 않아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의 진원지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 내 비밀조직인 ‘RO(혁명조직) 모임’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이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13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내란을 모의한 혐의가 있다고 진보당은 경기도당 당원들의 전쟁반대 모임이라고 반박했다.

30일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RO모임의 강연자로 나서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 살상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진보당은 브리핑을 열고 “경기도당 위원장이 소집한 당원모임에서 이 의원을 강사로 초빙해 정세에 대한 강연을 듣는 자리였다”며 “일부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밝혔다.

진보당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모임의 준비 방식과 경위, 개최 장소 선정 등을 놓고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모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해당 종교시설의 관리인은 취재진에 “5월 중 저녁 8시께 어떤 남자가 전화를 걸어 100명 정도 사용할 것이라며 대관을 요청했다”며 “보통은 한 달 전쯤 예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하지만 당시 한 대관 한 시간 앞두고 한 예약이라 별도의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리인의 기억에 의존하면 이들은 자신을 ‘도시·농촌간 농산물 직거래 연결팀’이라고 소개했으며 당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가량 모임을 가진 뒤 돌아갔다. 대관료는 현금으로 100만원을 결제했다.

경기도당 차원의 공식 행사였다면 당직자들이 사전에 꼼꼼하게 준비하는 게 상식이지만 행사 한 시간 전에 급하게 장소를 섭외한 점이 석연치 않다.

여기에 경기도당의 행사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었다는 점도 상식적이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해당 종교시설을 찾아가려면 꽤 불편하고 자가용을 이용하더라도 인근의 좁은 주택가 골목을 지나야 한다.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리인은 “당시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고 물었더니 ‘농촌에 있는 사람들이라 일 끝나고 서울에 올라오느라 늦었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는 “그 사람들이 통진당인지, 진보세력인지도 몰랐다”며 “통진당이었다면 굳이 이름을 숨긴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관리인의 언급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시설 관리인은 당시 모임의 성격을 증언해 줄 외부인 중 한 명이다.

이에 따라 향후 ‘RO모임’의 실체와 진실을 둘러싸고 국정원과 진보당 간에 치열한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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