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물탱크 참사 3개월 전 ‘판박이 예고편’ 있었다

삼성 물탱크 참사 3개월 전 ‘판박이 예고편’ 있었다

입력 2013-08-06 00:00
업데이트 2013-08-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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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3년 08월 06일 17시 30분부터 사용할 수 있습니다.고객사의 제작 편의를 위해 미리 송고하는 것으로, 그 이전에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울산시 발주 공사장서 동일업체 제작 물탱크 2기 누수전면 재시공 울산시 “사고 나기 직전 장면 같아 섬뜩”

삼성엔지니어링의 물탱크 붕괴 참사가 나기 3개월 전 물탱크 제작업체가 똑같은 공법으로 시공하던 울산시 발주 공사장에서 똑같은 물탱크 사고가 날 뻔한 사실이 밝혀졌다.

울산시 발주 공사장에서는 충수시험(물탱크에 물을 채우며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 도중 물탱크에서 물이 새자 물을 모두 빼내고 물탱크를 재시공해 사고를 막았다.

하지만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과 물탱크 제작업체 다우테크는 충수시험 도중 물탱크의 누수를 무시하고 계속 물을 채우다 부적격 중국산 볼트 등이 하중을 못 견뎌 부러지면서 물탱크가 붕괴해 15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형 사고가 났다.

이번 사고가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울산시는 지난 4월 초 온산 유기성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메탄 발효조 탱크 2기 설치 공사 도중 충수시험 과정에서 물탱크에서 물이 새자 즉각 물탱크의 물을 빼고 전면 재시공했다고 6일 밝혔다.

울산시의 발효조 탱크 2개는 각각 지름 15m, 높이 17m, 총중량 2천600t 규모로 이번에 사고를 낸 물탱크 전문 제작업체인 다우테크가 설치했다. 사고가 난 물탱크(지름 10.5m, 높이 17m, 총중량 1천400t)의 2배 크기다.

다우테크는 가로 1.5m, 세로 1m의 탄소강(Carbon Steel) 철판 수백 개를 볼트로 연결해 이어붙이는 ‘볼티드 탱크(bolted tank)공법’으로 이들 물탱크를 만들었다.

동일 공법이 적용됐고 똑같이 누수가 발생했는데 울산시는 어떻게 사전에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까.

울산시는 발효조 탱크 1기의 조립이 끝나고 충수시험을 하던 중 하단부 볼트와 강판 사이에서 물이 미미하게 샌다는 보고를 감리단으로부터 받자마자 즉각 작업을 중지시키고 물부터 뺐다.

이어 시는 감리, 시공사, 다우테크 등 공사 관계자들을 모두 사고 원인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는 사이 뒤이어 건립하던 나머지 1기의 발효조 탱크에서도 충수시험 도중 물이 샌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울산시는 이들 발효조 탱크의 물을 빼고 완전히 건조시킨 뒤 볼트와 강판의 품질검사성적서를 일일이 검토해 부적격 여부를 가리도록 지시했다.

시는 이어 강판을 일일이 철거해 물이 새는 곳이 없도록 방수처리를 하고 볼트를 교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면 재시공했다.

울산시의 현명하고 재빠른 후속조처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삼성 물탱크 사고 현장에서의 대응은 이와 사뭇 달랐다.

경찰조사 결과 사고가 난 시각은 7월 26일 오후 5시35분.

물탱크 4곳에서 물이 샌다는 사실이 확인된 시각은 사고가 나기 전날인 25일 오전 11시다.

누수를 처음 확인하고서 사고가 나기까지 30시간 35분 동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물탱크는 방치됐다.

경찰은 25일 오후 2시 현장소장에게 누수 사실이 보고됐고, 사고 당일인 26일 오후 2시 삼성엔지니어링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누수가 보고됐지만 누수 보완이나 물탱크 주변 안전과 관련된 조처는 전혀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20대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울산시 조충래 환경자원과장은 “물탱크 사고 소식을 듣는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날 정도로 섬뜩했다”라며 “울산시의 공사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이번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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