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외도 장소·일시 불명확하면 간통죄 처벌 못해”

대법 “외도 장소·일시 불명확하면 간통죄 처벌 못해”

입력 2013-08-05 00:00
업데이트 2013-08-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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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일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혼외정사를 통해 임신한 태아를 낙태했다면 낙태죄는 적용할 수 있지만 간통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간통죄와 낙태죄로 기소된 최모(3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낙태죄를 유죄로, 간통죄를 무죄로 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 방법을 명시해 사실을 특정할 수 있어야 하며, 간통죄는 각 행위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하므로 다른 사실과 구별이 가능하도록 공소사실을 기재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간통 사실을 부인하면서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2009년 4월 중순 일자 불상경 대한민국 내에서 성명불상 남자와 1회 성교하여 간통하였다’는 공소사실은 추정일 뿐 성관계가 간통에 의한 것이라고 특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1999년 허모씨와 결혼한 최씨는 2009년 5월 진주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

최씨는 낙태수술을 받을 당시 남편이 아니라 아이를 갖게 한 ‘외도남’을 동반해 남편 행세를 하게 했고 결국 낙태죄와 간통죄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낙태 혐의를 인정해 최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간통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에 구체적 범죄사실이 기재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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