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길 가라’는 父 살해 30대 패륜아 病死 ‘천벌’

’옳은 길 가라’는 父 살해 30대 패륜아 病死 ‘천벌’

입력 2013-04-24 00:00
수정 2013-04-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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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시신 4개월만에 발견, 범행 드러나…다른 사건 구속중 신병으로 사망

잘못을 꾸짖는 아버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 완전범죄를 노린 30대 패륜아가 수감생활을 하다가 신병을 얻어 숨졌다.

안모(33)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양천구 화곡동 아버지(70) 집을 찾아가 목 졸라 살해했다. 아버지는 동생(32)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동생이 없는 틈을 이용했다.

아버지 시신은 대형 여행가방에 담아 자신의 처가가 있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야산에 묻었다.

증거를 없애려고 시신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는 만행을 서슴치 않았다.

아버지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 처벌을 받게 했다는 게 범행 동기였다.

안씨는 지난해부터 다니던 회사 명의로 화학약품을 구입해 아버지 집에서 마약류를 제조, 판매했다.

일찍이 아내와 사별하고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며 두 아들을 키운 안씨의 아버지는 잘못된 길로 접어든 큰아들을 말렸다. 그러나 말을 듣지 않자 경찰에 아들의 범죄 사실을 신고,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다.

안씨는 마약류 제조·판매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의 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안씨는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앙심을 품었다.

구속에서 풀려난 지 며칠 만에 아버지를 찾아가 살해하는 패륜을 저질렀다.

안씨의 동생은 12월 16일 아버지가 아무런 연락 없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실종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안씨가 큰 가방을 들고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찍힌 CCTV 화면을 토대로 안씨가 아버지를 살해했을 것으로 보고 추궁했다.

그러나 결정적 증거인 시신을 찾아내지 못해 결국 안씨를 처벌하지 못했다.

안씨는 이후 경기 고양시 자신의 집에서 또 마약을 제조하다가 지난 1월 7일 구속됐다.

안씨는 검찰 호송 도중 갑자기 경련을 일으켜 병원 치료를 받다가 2월 9일 급성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안씨의 돌연 사망으로 친부를 살해한 안씨의 패륜은 끝내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안씨 아버지 시신이 4개월 만인 지난 17일 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시신은 불에 그을리고 짐승에게 일부 훼손된 상태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시신 상태가 온전해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아들의 범죄행각을 밝혀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뒤늦게나마 시신을 발견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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