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대 주선 등 친분 과시 대기업 계열사 사칭한 2명 백화점·마트 납품 사기 혐의
농축산물 납품업자들이 대기업 계열사를 사칭한 유령회사에 15억원을 사기당했다며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전직 유력 정치인들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0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농축산 납품업자 박모(57)씨 등 강원·충북지역 농축산물 납품업자들은 A씨와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박씨 등은 A씨 등이 대기업 자회사와 비슷한 이름의 회사를 차린 뒤 전국의 백화점, 마트 등에 물건을 납품할 수 있도록 알선해 주겠다며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총 15억원을 뜯어갔다고 주장했다.
A씨 등은 이 과정에서 전직 국회의장 2명과 전·현직 의원 2명 등에게 골프 접대를 주선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고 박씨 등은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국회의원 K씨는 지난해 6월 골프 접대를 받은 뒤 충북의 한 마트 입점 브리핑에 참여해 “이 정도면 입점을 시켜도 되겠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K씨는 “골프장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입점 브리핑 장소는 예정에 없다가 밥을 먹으러 갔을 뿐”이라면서 “현지 발언도 이 정도 시설이면 마트에 입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에서 나온 말이었다”고 밝혔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조만간 고소당한 A씨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4-11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