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펑 펑!’…불안에 떨고 있는 구미시민

‘펑 펑 펑!’…불안에 떨고 있는 구미시민

입력 2013-03-07 00:00
업데이트 2013-03-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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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화학물질 사고…안전불감정과 겉도는 안전대책 때문

‘펑! 펑! 펑!’

경북 구미에서 화학물질 누출·폭발 사고가 또 터졌다. 염소가스 누출사고 발생 이틀만이다.

작년 9월 불산 누출사고에 이어 올해 염산 및 염소가스 누출, 저유탱크 폭발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사고발생 때마다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자고나면 사고가 되풀이되는 실정이라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7일 오전 8시 21분 경북 구미시 오태동 한국광유 옥외 저유탱크(저장용량 20만ℓ)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탱크 안에 4천ℓ 가량의 중유(벙커-B유)가 담긴 상태였다.

지난 5일엔 구미공단 내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유해화학 물질인 염소가스 1ℓ가 누출됐다.

액체 상태이던 염소가스는 기화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400ℓ까지 늘었고, 이중 50ℓ 가량이 외부로 유출됐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직원 1명이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인근 공장 직원 등 160여명이 목, 눈 등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치료를 받았다.

또 지난 2일 임수동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화학용액 30∼60ℓ가 새어나왔다.

앞서 작년 9월 화학약품 제조업체인 휴브글로벌(산동면)에서는 맹독성 물질인 불산 12t가량이 누출돼 직원 5명이 사망하고 주민 등 1만여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인근 마을의 각종 농작물이 말라 비틀어지는가 하면 주민들이 불안·수면장애 등 후유증을 겪는 대규모 2차 피해도 발생했다.

이처럼 구미가 각종 화학물질 사고도시로 변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대책은 겉돌고 있다.

경북도내 불산, 염산 등 맹독성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은 총 497곳이며, 이중 136곳이 구미에 밀집해 있다.

경북도, 구미시 등은 올해 초 이 업체들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였지만 불과 1개월도 안돼 화학물질 누출사고 등이 잇따르자 ‘수박 겉 핥기’식 점검에 그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실제 유독물질이 누출된 구미케미칼과 LG실트론 등도 점검을 받았지만 2곳 모두 위반사례가 없었다.

구미시도 지난해와 올해 2차례 구미케미칼을 상대로 안전점검을 벌였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선 “사고가 날 때마다 행정당국은 대책마련에 부산을 떨지만 말로만 대책 운운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안전관리와 대책에 구멍이 뚫린게 확실하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안전불감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일 염소가스가 누출된 구미케미칼의 경우 작업장 내 설치된 송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사고의 원인이었다.

또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한 휴브글로벌의 경우 당시 작업자들이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 사고에 대비한 포집설비 등 안전설비도 갖추지 않았다.

시민 김모(28)씨는 “같은 종류의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위험물질을 다루는 업체들의 안전의식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며 “행정당국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업체들의 솔선수범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김용수 고용노동부 구미지청 산재예방지도과 근로감독관은 “작업근로자와 사업주들이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보다 강화된 예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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