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근절 피해자 ‘침묵 깨기’가 핵심”

“성범죄 근절 피해자 ‘침묵 깨기’가 핵심”

입력 2012-10-18 00:00
수정 2012-10-1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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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성폭력 감시기구 자문위원 히메네스

“성폭력을 근절하려면 피해 여성의 신고를 장려하는 ‘침묵 깨기’와 사회 전반의 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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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 아르날도 가르시아 히메네스
훌리오 아르날도 가르시아 히메네스
스페인 국가 성폭력 감시기구의 자문위원으로 일하는 훌리오 아르날도 가르시아 히메네스(32)는 17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2004년 스페인에서는 성폭력 근절을 위한 통합법이 제정되고 국가 성폭력 감시기구가 세워지면서 성폭력 피해자 보호 시설을 찾은 여성이 지난해 13만 4000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8일 여는 ‘복지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젠더’를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히메네스는 ‘침묵 깨기’의 중요성에 대해 “길거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하면 고함을 지르고 주변 사람들이 신고하지만 이웃집의 성폭력이나 가정 폭력에 대해서는 쉬쉬하면서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한다.”며 “‘침묵 깨기’는 성폭력을 알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는 2004년 제정된 성폭력에 관한 통합법으로 피해자의 권리 보호와 범죄자에 대한 감시가 강화됐다. 성폭력 피해자는 경찰로부터 가해자가 교도소에서 풀려났는지 또는 근접거리에 접근했는지를 항상 통보받게 됐다. 스페인에서는 780여명의 성폭력 가해자가 위성항법장치(GPS)가 달린 전자팔찌를 차고 있다. 전자팔찌를 찬 범죄자는 날마다 경찰의 위치 추적을 받게 되며 피해자와의 접근 금지 거리를 어기거나 제한구역을 벗어나면 안 된다. 이를 어기면 재범으로 간주하는 법안이 지난 12일 스페인에서 상정됐다. 2004년 관련 법률의 제정과 기구의 설립으로 과연 성범죄가 줄었는지에 대해 히메네스는 “성폭력 근절은 장기적인 목표”라면서 “범죄가 줄어드는 경향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히메네스는 10월 19일이 유럽연합에서 제정한 성을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 금지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2-10-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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