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택시 피랍20대女,운전사 성폭행 시도하자

마약택시 피랍20대女,운전사 성폭행 시도하자

입력 2012-10-10 00:00
업데이트 201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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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자가 몰던 택시에 탄 뒤 납치된 20대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성폭행 위기를 모면했다.

9일 대전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모(43·무직·전과 14범)씨는 마약을 투약한 채 오전 5시 30분쯤 대전시 중구의 한 도로변에서 김모(22)씨를 승객으로 태웠다. 고씨는 전날 친구의 택시를 빌린 뒤 택시 운전사로 가장해 범행 대상을 노렸다.

고씨는 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김씨를 목적지에서 내려주지 않고 “전화할 데가 있다.”며 김씨의 휴대전화를 달라고 해 빼앗았다. 그 순간 차문을 잠근 고씨는 “마약을 했다.”며 흉기를 꺼내 김씨를 위협한 뒤 차를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곳으로 몰았다.

김씨는 당황했지만, 운전 중인 고씨의 휴대전화가 운전석 옆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가져다가 휴대전화를 켜 112로 연결한 뒤 자신의 양쪽 무릎 사이에 끼었다. 그런 다음 고씨에게 “살려주세요.”라고 계속 애원했다. 김씨의 목소리는 경찰에 고스란히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경찰이 추적하는 사이 고씨는 대전 동구의 한 대학교 인근과 모텔 앞에서 김씨를 성폭행하려 했지만 김씨는 ‘싫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고 계속해서 집과 가족 이야기를 하며 고씨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2시간여에 걸친 실랑이 끝에 고씨는 제풀에 지쳐 성폭행을 포기하고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김씨를 대전역에 내려준 뒤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고씨는 김씨에게 욕설을 하며 얼굴을 한차례 때린 것 외에는 강제로 옷을 벗기거나 성폭행 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의 112 신고를 받은 뒤 통신추적을 통해 택시의 위치를 확인하고 오전 10시 30분쯤 중구 선화동에서 고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고씨는 마약 6g을 소지하고 있었고, 경찰 조사에서도 “히로뽕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김씨를 납치하기 직전인 오전 5시 10분쯤에도 대전 중구에서 한 여자 승객을 납치하기 위해 태운 뒤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으나 이를 수상히 여긴 승객이 내리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고씨는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다.

경찰은 택시를 빌려준 고씨의 친구를 불러 공범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고씨가 사용한 약물의 성분을 조사한 뒤 납치 및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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