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의 50대 ‘가장 노릇’ 최선 다하려다가 참변

만혼의 50대 ‘가장 노릇’ 최선 다하려다가 참변

입력 2012-09-22 00:00
수정 2012-09-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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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교 붕괴 사망 홍오준씨…직장 휴무일에 아르바이트 첫날 사고

“가장 노릇에 최선을 다한다고…”

50대 중반에 처음 가정을 이룬 가장이 집안을 돌보느라 직장 휴무일에 아르바이트 공사현장 잡부로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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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장남교 신축건설현장에서 다리 상판이 무너지며 콘크리트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인부들이 착용했던 안전헬맷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장남교 신축건설현장에서 다리 상판이 무너지며 콘크리트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인부들이 착용했던 안전헬맷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22일 파주 장남교 공사현장 상판 붕괴 사고로 숨진 홍오준(55)씨.

홍씨는 이날 처음으로 공사 현장을 찾았다.

홍씨는 모 전기업체에서 전기기사로 10년 넘게 재직 중이다. 토요일은 격주로 휴무한다.

그런 그가 달콤한 휴일을 반납한 채 힘든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찾은 데는 급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홍씨는 올해초 만혼으로 아내와 아들을 얻어 첫 가정을 이뤘다.

하지만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약 두 달 전 아들(22)이 교통사고를 내는 불운이 찾아왔다.

사고를 수습하느라 수천만원이 들어갔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해 온 홍씨에게는 커다란 부담이었다.

빠듯한 살림에 목돈을 날린 홍씨는 휴일에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힘든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동생 기준(50)씨는 “형이 올해 초 쉰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야 가정을 이뤘다”며 “누구보다 가장 노릇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했는데 처음 나간 현장에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50분께 파주 장남교 건설공사 현장에서 상판이 무너져 홍씨 등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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