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당일 늑장수배에 속수무책… 최갑복 3일째 행적 오리무중
대구 유치장 탈주범 수색 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경찰의 초기 수사 과정에서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탈주범 최갑복(50·강도상해 피의자)씨가 지난 17일 오전 5시쯤 사라졌으나 경찰은 2시간 40분 뒤인 오전 7시 40분쯤 이 사실을 알았다.
또 형사과장과 서장에게 탈주 상황을 보고하느라 18분이 지난 후 대구경찰청에, 추가로 2분이 지난 후 전국 경찰에 통보했다. 탈주 사실을 안 시간이 워낙 늦어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지만 늑장 수배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17일 대구 동구 지역에서 대대적인 일제 검문을 벌였다. 그러나 최씨는 경찰서에서 1㎞ 떨어진 주택에 침입해 신용카드와 승용차를 훔쳤다. 이후 최씨는 훔친 차량을 몰고 경북 방향으로 향했으며 이날 오후 10시 21분 고속도로 청도 나들목을 빠져나갔다. 최씨가 동대구 또는 수성 나들목으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은 기술적으로 진입 나들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경찰은 다른 유치인의 인권 보호 등을 이유로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지 않고 최씨가 배식구로 빠져나갔다고 말로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좁은 공간을 성인 남자가 빠져나올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아 CCTV 공개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탈주 3일째인 19일 경북 청도군 화악산·남산 일대에 특공대와 기동대 7개 중대 등 700명, 경찰 헬기 2대, 수색견 10마리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그러나 몇 차례 오인 신고만 접수됐을 뿐 최씨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2-09-20 9면